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퍼즐은 윤석민, 김진우도 아닌, 외국인 투수 팻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팻딘은 지난해 나란히 20승을 거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에 이은 3선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KIA는 팻딘과의 재계약을 놓고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팻딘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나가 9승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176이닝을 던졌으니, 플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제 몫은 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경기마다 기복을 보였다는 점이 시즌 내내 문제가 됐다. 그러나 KIA는 재계약을 망설이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의 신뢰가 컸다.
그런 팻딘은 올시즌 초 컨디션이 좋다. 시즌 첫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퀄리티스타트를 3번이나 했다. 지난 17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3실점(2자책점)했다. 4-3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김윤동에게 넘긴 뒤 동점이 나와 승리를 챙기는 못했으나, 선발로서 제몫은 다 했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면서 "선발 팻딘은 승리가 안나왔지만, 역시 최선을 다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팻딘은 올시즌 가장 많은 112개의 공을 던져 볼넷 3개를 내주면서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9㎞까지 나왔다. 지난 3경기에 비해 초반 투구수가 많아 고전을 했지만, 중반부터 안정을 찾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지난해에는 6이닝 자체를 버티기가 힘겨웠다. 선발등판 평균 투구이닝이 5.87이닝이었다. 구위 자체는 나무랄데 없었지만, 실투가 잦았고 제구가 말을 듣지 않는 경기가 수두룩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시즌 초 바뀐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LG전에서 팻딘은 1~3회까지 60개 넘는 공을 던졌다. 1회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이 많았다. 그러나 2-2 동점이던 4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4,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뒤 4-2로 앞선 6회초 2사후 양석환에게 146㎞짜리 몸쪽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솔로홈런을 내주며 3실점째를 기록했지만, 퀄리티스타트는 완성했다.
완급조절과 제구 능력이 달라졌다. 다만 과제가 생겼다. 체인지업이다. 이날 경기 후 팻딘은 "오늘 체인지업은 좋지 않아 많이 던지지 못했다"고 했다. 팻딘의 체인지업은 검지와 약지를 끼고 중지를 살짝 대는 스플리터 형식이다. 이날 경기서는 높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마다 느끼는 과제가 생긴다는 점에서 3선발 팻딘은 그 이상의 위치라고 봐도 무방하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