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부상 변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투-타 가릴 것 없이 부상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빠른 리그 개막과 더불어 예상보다 추운 날씨, 미세먼지-우천 등 원인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에 무엇을 탓하기도 어렵다. 초반 승수 쌓기가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끼칠 영향을 고려하면 각 팀의 부상자 관리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상 공백은 극복 불가능한 변수가 아니다. 탄탄한 선수층 뿐만 아니라 사령탑의 용병술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지배할 수 있다.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들이 터져주는 '행운'까지 따른다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질 수밖에 없다.
선두 두산은 집중력으로 부상 공백을 지우고 있다. 두산은 시즌 초반 이현승에 이어 마무리 김강률이 어깨 피로 누적으로 이탈한데 이어 올 시즌 세 차례 등판에서 3전 전승, 평균 자책점 2.37을 기록 중이던 선발 투수 이용찬까지 옆구리 근육을 다쳐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앞서 오재원 양의지가 판정 시비에 휘말리는 등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팀 타율은 2할대 후반, 팀 방어율은 4점대 중반으로 10개 구단과 비교해보면 중위권 정도다. 이럼에도 최근 8연승을 달렸다. 상-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고비 때마다 안타가 터졌다. 팀 도루 성공률도 여전히 9할대다. 14일까지 17경기에서 선발 투수 승률이 8할3푼3리에 달한다. 전체적인 힘은 약해 보여도 승리하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권 혁 김태균의 이탈로 울상이었던 한화는 복귀 선수들의 활약에 웃고 있다. 지난 3월 시범경기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성열이 복귀전이었던 8일 KT 위즈전에서 5타점을 쓸아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던 김회성이 대타로 출격해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14대2 대승을 이끌어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팀이 갖춰지는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롯데는 '백업의 힘'으로 초반 부진을 극복해 나아가고 있다. 타선에선 올 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이병규가 3할대 후반 타율을 기록하며 중심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불펜에선 진명호가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 중이다. 지난 1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선발 투수 송승준의 갑작스런 부상에 긴급 등판해 3⅔이닝을 무안타로 막아내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