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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2부리그 승격실패, 하지만 여자 아이스하키는 분명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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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기대했던 반전은 없었다. 하지만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한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아시아고에서 막을 내린 2018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B(3부리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전날 열린 대회 5차전에서 4골을 폭발시킨 박윤정을 앞세워 폴란드를 9대2로 꺾었다. 3승 1연장승 1패를 거둔 한국은 승점 11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열리는 이탈리아-중국전 결과에 따라 우승 준우승이 결정됐다. 한국은 이탈리아가 중국에 패하거나 연장 승부만 벌여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앞서 3차전에서 이탈리아를 3대2로 제압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탈리아는 2피리어드 10분 17초에 터진 린다 데 로코의 결승 골을 잘 지켜 중국을 1대0으로 승리했다. 4승 1패, 승점 12된 이탈리아는 한국을 승점 1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우승팀에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록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한국은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 3부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5부리그에서 뛰었다. 2014년에 처음으로 4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은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다가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3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당초 한국은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1승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상대는 라트비아(16위), 이탈리아(18위), 중국(19위), 카자흐스탄(20위), 폴란드(22위)였다. 한국은 22위에서 17위까지 세계랭킹이 뛰었지만, 전력과 저변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상위 팀과의 경기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쌓은 한국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다. 한국은 9일 카자흐스탄과 연장 접전 끝에 2대0 승리를 거두며 산뜻한 첫발을 뗐다. 1999년 강릉동계아이시안게임에서 1대17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공식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홈팀 이탈리아를 상대로 3분간 두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3대2 역전승을 거뒀고, 라트비아, 폴란드에는 각각 5대1, 9대2 대승을 거뒀다. 유일한 패배인 중국전(1대2)도 내용에서는 앞섰다는 평가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한단계 도약에 성공하며, 또 다른 역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5경기에서 4골 3어시스트로 대회 포인트 부문 2위에 오른 한국의 에이스 박종아는 대회 최고의 공격수에 선정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