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서울 라이벌전, 연장혈투 끝에 웃은 쪽은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3일 잠실구장에서 가진 LG전에서 11회말에 나온 최주환의 끝내기 안타로 5대4로 이겼다. 지난 주말 KT에 8대20, 4대9로 연패했던 두산은 짜릿한 연장 승리로 연패 아픔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연승을 거뒀던 LG는 끈질기게 두산을 몰아붙였으나 결국 힘이 모자랐다. 두산은 6승 3패, LG는 3승 6패가 됐다.
두산은 2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이 LG 1루수 양석환의 실책으로 출루해 맞은 무사 1루 상황에서 터진 양의지의 적시 2루타, 2사 2루에서 나온 오재원의 중전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LG는 4회초 선두타자 가르시아가 유희관이 던진 4구째 120㎞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115m 짜리 좌월 솔로포로 연결하면서 점수차를 좁혔다.
LG는 5회초 2사 1, 2루 찬스에서 4번 박용택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7회에는 2사 3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두산은 7회 2사 3루 상황에서 유희관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가 김현수를 범타 처리하면서 리드를 지켰다.
분수령은 8회였다. LG는 8회초 선두 타자 박용택이 친 높은 타구를 좌익수 조수행이 잡지 못하며 2루타로 연결되자 두산은 이영하 대신 박치국을 올렸다. 박치국이 가르시아를 6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5번 채은성이 우전 안타를 만들어내며 LG가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류중일 감독이 양석환 대신 이천웅을 대타로 내보냈고, 이천웅은 박치국이 던진 초구 140㎞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전 적시타로 연결,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류중일 감독은 8회말 선발 투수 헨리 소사를 내리고 신정락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두산은 박건우의 좌전 안타, 정진호의 포수 앞 희생번트, 양의지의 2루 땅볼로 만든 2사 3루, 찬스에서 오재일이 LG의 바뀐 투수 진해수가 던진 3구째 118㎞ 커브를 그대로 걷어올려 비거리 115m의 우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2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 1일 KT전에 이은 시즌 3호포다.
두산은 9회초 '수호신' 김강률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선두타자 안익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데 이어 김현수에게 2구째 133㎞ 포크볼로 우월 120m 짜리 투런포를 내주면서 승부는 다시 4-4 동점이 됐다. LG는 윤진호의 몸에 맞는 공, 이천웅의 중전 안타, 오지환의 볼넷을 묶어 2사 만루로 다시 찬스를 만들었으나 정상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점 달성에 실패했다.
두산은 9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오재원이 삼진 판정을 받은 뒤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 판정을 받았다. LG가 김지용을 올리며 변화를 준 가운데 후속타자 김재호가 3루간으로 친 타구에 유격수 오지환이 글러브을 내밀었으나 빠지면서 1사 1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허경민이 우익수 파울 플라이, 최주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양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LG는 10회초 김용의의 좌전 안타, 박용택, 가르시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윤진호가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10회말 양의지의 좌전안타, 오재일의 자동 고의사구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조수행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1회초 LG는 이천웅의 볼넷과 오지환의 희생번트, 정상호의 볼넷으로 잡은 2사 1, 2루 찬스에서 안익훈이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렸으나 좌익수 조수행의 멋진 다이빙 캐치가 나오며 땅을 쳤다. 이어진 11회말에서 두산은 LG 이동현으로부터 류지혁이 좌전 안타, 허경민이 몸에 맞는 볼로 찾아온 1사 1, 2루에서 최주환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로 결승타를 뽑아내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