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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홈런 개시! 박병호, 2015년 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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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간의 공백이 무색했다. '돌아온 홈런타자' 박병호는 이전보다 한층 더 강력한 타자가 된 것 같다. 초반 페이스와 때 마침 터져나온 홈런포가 그걸 입증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28일 LG 트윈스에 완패했다. 투타의 힘에서 깨끗하게 밀린 패배다. 하지만 그 패배 속에 야구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릴 만한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바로 넥센 4번타자 박병호의 정규리그 첫 홈런이 드디어 터진 것. 팀이 0-4로 끌려가던 3회말 2사 2루에서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다.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어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살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박병호가 4경기 만에 홈런포을 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인 박병호가 본격적인 홈런 레이스의 시동을 건 장면이자 미국 진출 직전 53개의 홈런을 쳤던 2015년보다 페이스가 좋다는 것을 널리 알린 장면이기 때문이다. 첫 홈런의 생산 시점과 그때까지의 타격 밸런스가 2015년에 비해 한결 나아졌다.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공식적으로는 개막 후 4경기, 16타수(11타석)만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박병호가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이자 개인 최다 홈런을 기록한 2015년보다 빠른 페이스다. 당시 박병호는 개막 후 네 번째 경기였던 4월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전 와이번스 전 6회에 솔로홈런을 쳤다. 올해와 경기수는 같지만 다른 점도 명확하다.

우선은 타율이 비교가 안된다. 박병호는 28일 LG전까지 4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18타석 13타수 5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다. 까다로운 승부를 걸어오지만 동요하지 않는다. 볼넷도 3개나 골라내 출루율(0.556)도 이미 5할을 넘겼다. 3년 전에는 시즌 초반 이렇게까지 하지 못했다. 똑같이 기준점(4경기)을 놓고 봤을 때 확실히 '2018 박병호'가 '2015 박병호'보다 초반을 잘 풀어내고 있다. '2015 박병호'는 타율이 2할5푼(18타석 16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2018 박병호'보다 1할3푼 이상 낮은 수치다.

홈런이 나온 시점도 '2018 박병호'가 더 빨랐다. 그는 4경기-11타석 만에 홈런을 쳤다. 하지만 '2015 박병호'의 첫 홈런은 이보다 더 느린 시점에 나왔다. 경기수는 4경기째로 같았지만, 17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것. 6 타석 차이는 실제로는 거의 한 경기 이상 차이나 마찬가지다. 선발로 나온 타자가 경기 종료까지 계속 라인업에 남아있을 때 일반적으로 5~6타석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 박병호'는 이렇게 초반 스타트는 썩 좋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 2연전 때는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가, 3차전부터 겨우 살아났던 것.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초반부터 한층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투수와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박병호는 2015년에 기록한 53개의 홈런을 넘어설 수도 있다. 과연 박병호는 올해 몇 개나 담장 밖으로 넘길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