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자르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자기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소아암 환우들과의 약속을 모두 지켰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아 지난 시즌 단 1경기도 던지지 못한 김광현은 무려 533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긴 공백이 있었냐는 듯 힘차게 공을 뿌렸다.
김광현은 오랜 시간 재활하며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그리고 복귀전을 잘 치른 후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공언했었다. 또 머리를 기르던 도중 팀 수장 트레이 힐만 감독이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모발 기부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 본인도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광현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그리고 경기 후 곧바로 인천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잘랐다.
김광현은 "내 자신과의 약속,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모발 기부를 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전부 지킬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사실 머리카락을 기르는 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막상 자르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이제 나는 머리를 잘랐으니, 지금도 머리를 기르고 계신 감독님을 응원하겠다. 팬 여러분들도 감독님을 응원해주시고 나아가 소아암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의 머리카락은 한 토탈헤어솔루션 기업에 전달됐다. 이 기업은 기부 받은 모발을 활용해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가발을 제작, 증정해왔다. 이에 따라 SK는 27일 홈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에 앞서 소아암 어린이 돕기 캠페인 협약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광현이 본인의 모발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