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국내외에서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가 많이 열린다. 역대 최고의 대회로 찬사 받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러시아 월드컵과 인도네시아(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이 여름까지 이어진다.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프로 못지않은 아마추어 스포츠 동호인들은 축구, 야구, 마라톤 등 생활체육의 문을 봄과 함께 열고 있다. 다양한 생활체육에 대해 종목별로 어떤 점이 도움이 되고 어떤 부상이 우려되는지,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축구와 야구, 테니스 등 종목별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국내 생활체육 중 가장 저변이 넓은 종목이 축구이다. 조기축구 등 축구동호회원으로 활동하는 인구는 300만명이 넘는다고 생활체육계는 추산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청와대에서 가장 먼저 활성화한 직원 동호회가 축구동호회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생활체육 종목이지만 축구는 생각보다 부상의 위험이 높은 종목 중 하나다. 공을 뺏기 위해 서로 몸을 부딪치고, 빠르게 달리고 방향을 전환하는 등 신체 접촉도 많고 역동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고혈압 누그러뜨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낮춰"
축구는 하체 힘만 길러주는 운동이 아니다. 순발력과 민첩성, 근력 향상 등은 잘 알려진 건강 효과는 물론, 격렬한 유산소운동이어서 심폐지구력 향상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축구 한 경기를 뛰면 보통 1500㎉l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서던덴마크대학 연구팀은 최근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여가활동으로 축구를 즐기면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수축기 혈압을 평균 4.2㎜Hg 낮추고 확장기 혈압도 평균 3.89㎜Hg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이 약간 높거나 경미한 고혈압을 앓는 사람에게 축구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도 부상 없이 건강하게 축구를 즐길 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태클을 하다가 부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키퍼는 다이빙과 태클 충돌로 머리나 손, 팔꿈치 부상이 많고, 일반선수는 킥과 충돌로 인한 부상이 많았다.
◇생활체육 종목 중 부상 가장 많아
지난 2016년 스포츠안전재단이 만19세 이상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축구를 즐기다가 다친 사람이 전체 조사종목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생활스포츠로 축구를 즐기는 사람 10명 중 7명(71.3%)이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부상 부위는 발목(41.5%)과 무릎(31.9%)이 가장 많았고, 부상 종류는 염좌(60.6%)가 최다였다. 직접적인 주요 부상 원인으로는 거친 몸싸움과 깊은 태클 등 '다른 사람과 충돌(55%)'이 가장 많았고 이어 '미끄러운 바닥(29.2%)', '충분하지 않은 안전시설(24.6%)'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 뒤를 이었다.
생활체육인들이 축구를 즐기는 인조잔디구장과 운동장은 바닥 자체가 미끄러우면서 충격흡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인조잔디구장 바닥에 축구화가 박혀버리면 부상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이런 환경에서도 안전용품을 착용하는 경우는 조사대상자의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경기 후 발목이나 무릎 관절에 통증과 부기가 생기면 환부에 우선 냉찜질을 해 줘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도 통증과 부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인대 파열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무릎에서 "뚝" 소리 나면 즉시 정형외과 가야
축구를 하다가 다치는 부위는 사실상 어느 특정부위로 한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가장 위험한 부위가 무릎이다. 축구를 하다가 다치는 무릎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부상인 경우가 많고 치료 후 회복시간도 오래 걸린다. 대표적인 무릎 손상이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반월상연골파열, 관절연골손상 등이다.
류승열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연골판은 가장자리의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피가 통하지 않아 한번 손상되면 자연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증상을 방치할 경우 연골판 손상 부위가 점차 커지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환될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급정지 시에는 전방십자인대를 많이 다친다. 헤딩을 하거나 높이점프 했다가 착지할 때도 이 부위를 많이 다친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면 다치는 순간 '뚝' 소리가 나면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때 충격을 흡수하고 윤활기능을 하는 반월상연골판이 같이 파열되기도 한다. 무릎을 움직일 때 관절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고, 심한 경우 무릎을 굽히거나 펴기 어려워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기 힘든 증상을 호소한다.
송동익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통증과 부기가 2~3일 후부터 호전되는 것을 보고 나아지는 줄 알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90% 가까이가 1년 이내에 무릎 연골에 2차 손상이 생기고, 5년 내 관절염이 생기면서 관절이 망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발목을 접질린 뒤 30분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고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면 정형외과를 찾아가봐야 한다. 갑작스러운 시작, 정지, 점프로 인해 아킬레스건에 과도한 체중이 실리면서 중증의 아킬레스 건염이나 파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준비운동과 보호구 착용은 '기본 중 기본'
축구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전 무릎, 발목, 어깨를 풀어주는 충분한 스트레칭이다. 그에 앞서 평소 해당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축구는 몸싸움이 심한 종목 특성상 상대방 선수에 의해서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기를 충분히 갖추기 전까지는 방어 중심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다.
축구 등 생활체육을 즐기다가 부상을 입으면 대수롭잖게 여기면서 넘치는 의학정보 속에서 잘못된 자가치료를 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사람이 많다. 환부에 파스를 붙이고 저절로 나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면서 일상생활 중에서 다친 부위에 계속 무리를 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동일한 부위를 반복해서 다쳐도 큰 통증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는 사라도 많다. 송동익 원장은 "부상을 생겼을 때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면 2차 부상이나 회복이 어려운 심한 손상으로 진행한다"며 "경기 중 부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바르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IP 1>응급처치는 'R.I.C.E'에 따라
부상을 당했을 때 응급처치 4원칙 'R.I.C.E'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들어올림(Elevation)이다.
부상을 당하면 최대한 상처부위를 움직이지 않게 하고, 부상 후 48시간 동안은 상처부위를 냉찜질해 주는 것이 좋다. 한번에 10~15분 정도 하루 2~3회 해 준다.
얼음주머니나 얼음을 넣은 비닐을 수건이나 천으로 환부를 가볍게 감아준다. 상처가 붓는 것을 막기 위해 붕대 등으로 압박하는 것도 좋다. 단, 너무 장시간 압박할 경우 세포조직이 괴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면 출혈 과다와 붓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Tip 2>부상 예방을 위한 수칙
첫째, 경기 시작 전 몸 상태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예방적 테이핑과 근력강화운동,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연습 전에는 반드시 워밍업을 해 준다.
셋째, 정강이 보호대 등 장비를 착용한다.
넷째, 과격한 신체적 접촉은 피한다.
다섯째, 평소 꾸준한 근력운동을 실시한다.
여섯째, 부상이 발생하면 무리하게 경기를 이어가지 말고 가능한 빨리 응급처치 후 병원을 방문한다.
Tip 3>축구할 때 주의할 부위
무릎- 급격한 방향전환으로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부상 시 '뚝' 소리가 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허벅지·종아리- 뛰다가 '뜨끔'하는 느낌이 들면 근육이 다친 것이다. 3~6주 정도의 안정이 필요하다.
팔·다리 찢어짐- 상처부위에 땀이 들어가면 악화될 수 있다. 즉시 소독해 주는 것이 좋다.
발목- 즉시 얼음찜질을 해줘야 한다. 30분 뒤에도 걷기 어려우면 병원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