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에서 최고의 권력을 과시하던 '김기덕 사단'이 연이은 추문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김기덕 사단'의 수장인 김기덕 감독은 앞서 지난 6일 방송된 'PD수첩'에서 여배우들을 성폭행·성추행·성희롱했다고 폭로당했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을 성추행, 폭행,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A는 방송에서 "자신의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어쩔 수 없이 들어간 방에 '자고 가라' '셋이서 자자'며 붙잡았다. 성관계를 요구했고 나는 너무 끔찍했다"며 밝혔고 김기덕 감독의 작품 출연이 확실시된 상황에 출연을 포기한 여배우B는 "김기덕 감독과 미팅에서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하니 복숭아일 것 같다' '내 성기가 어떤 모양일 것 같아?' '내가 네 몸을 보기 위해 같이 가서 몸을 확인할 수 있느냐?' 등의 말을 2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여배우C는 "영화 촬영 합숙 장소가 마치 여자를 겁탈하려고 만든 곳 같았다. 김기덕 감독,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 이렇게 세 명이 마치 하이에나 같았다. 조재현이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해 영화계 충격을 안겼다.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성희롱 폭로는 세 명의 피해자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9일에는 MBC '아침발전소'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전작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스태프가 등장해 "김기덕 감독은 여배우뿐만 아니라 여성 스태프들도 성폭행했다. 어떤 여성 스태프는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으로 임신했고 낙태까지 하게 됐다"고 추가 폭로해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거장'의 민낯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또한 '김기덕 사단'의 핵심 멤버로 불렸던 페르소나 조재현 역시 최근 놀란을 일으킨 성 추문 파문을 피하지 못했다. 조재현은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통해 성추행 사실이 폭로됐고 여기에 김기덕 감독과 함께 여배우C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으며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됐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 추문 사건 내사에 착수했다. 두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하며 사건의 진위를 밝힐 예정.
김기덕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조재현의 성 추문 사건까지 불거진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전재홍 감독이 지난 2016년 한 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들의 나체 동영상 10여개를 찍은 혐의로 그해 9월 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재홍 감독은 검찰로부터 벌금 500만원을 구형받은 것. 검찰은 "전재홍 감독이 수 차례 나체 동영상을 촬영해왔다. 게다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재홍 감독의 선고 공판은 오는 21일 열린다.
이처럼 연이은 '김기덕 사단'의 추문에 영화계는 큰 패닉에 빠진 상태. 거장과 그를 따랐던 제자들의 충격적인 두 얼굴에 대중 역시 실망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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