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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온도' 호평속 첫방…주진우 "2400억 횡령하면 아무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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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제(15일) 첫 선을 보인 MBC 파일럿 프로그램 '판결의 온도'가 호평 속에 첫 방송을 마쳤다.

'판결의 온도'는 세 번의 재판만이 허용된 3심제 대한민국에서 '가상의 4심 위원회'를 개최, 논란의 사건들을 두고 다시 한 번 다양한 관점에서 다뤄보는 본격 '사법 토크쇼'다. 베테랑 MC 김용만과 예능계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중심으로 주진우 기자, 진중권 교수, 이진우 경제전문가 등 각 분야의 베테랑들로 구성된 4심 위원들이 실제 판결문에 대해 화끈한 '사이다 토크'를 전개했다.

첫 사건은 '2400원 횡령으로 해고된 버스 기사'의 논란을 다뤘다. 해고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운전기사의 소송에 1심 재판부는 운전 기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과 3심은 각각 회사 측의 손을 들어 버스 기사의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로 끝이 난 바 있다.

먼저 진중권 위원은 '2400원으로 해고까지 가게 된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말문을 열었고, 이에 신중권 위원은 '100만원 횡령이면 해고여도 되느냐'는 반박으로 횡령은 횡령일 뿐, 금액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주진우 위원은 '2400억원을 횡령했으면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소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언급해 공감을 샀다.

위원들이 각자의 논리로 열띤 토론을 펼치는 동안 그간 기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들도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각 재판이 진행되며 새로운 쟁점들이 부각 되었고,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 위원들은 운전 기사의 노동조합 활동 여부가 회사의 입장에 미쳤을 영향이나, 혹은 횡령에 대한 고의성 등을 꼼꼼히 짚어나갔고 재판 과정에서 운전 기사가 좋은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어야 했는지도 되짚으며 시청자들이 판결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치열한 토론 끝에는 위원 모두가 '2400원 횡령으로 인한 해고는 조금 과한 점이 있었다'며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 직후 '판결의 온도'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랭크되는 등 높은 관심을 얻었다. 시청자들은 '기사로만 접해 잘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어 좋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공감된다' 등의 반응과 함께 재벌에게 관대한 판결이 내려진다는 위원들의 비판에 무한 공감을 보냈다. 특히 치열한 토론 가운데에서도 '판사들은 연애 소설도 안 읽는다', '재판 비용을 복권 같은 것을 판매해 모으게 하자'는 등 엉뚱한 발언들도 나오며 웃음도 더했다.

한편 '판결의 온도'는 시청률 3.4%(닐슨 수도권 가구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주 동시간대 '세상기록48'이 기록한 1.8%보다 1.6%P 높은 수치다.

'판결이 온도' 2부는 오는 3월 22일(목)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