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 2연전에 나서는 신태용호는 8명의 수비수를 선발했다.
이번에도 대세는 '전북 현대'였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23명 중 8명인 수비수 엔트리 중 무려 5명을 전북 소속으로 채웠다. 윙백 김진수 최철순에 이 용이 새롭게 가세했다. 센터백 김민재와 올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은 홍정호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신 감독은 "뽑다 보니 전북 선수들이 수비진을 구축하게 됐다.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뽑았다. 그리고 팀에서 손발도 맞추고 있다. 국제경험과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태용호 수비라인 구성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친 뒤부터 꾸준한 논쟁거리였다. 그동안 A대표팀의 축 역할을 했던 김영권(광저우 헝다)이나 장현수(FC도쿄)의 경기력 논란 속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유럽 원정으로 치른 10월 A매치 2연전에서 7실점을 한 뒤 비난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 와중에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급으로 평가 받는 전북 수비진을 대표팀에 그대로 이식하는게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 감독의 선택에 따라 이 의견이 간택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전북 소속 수비수들의 대거 발탁,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 오랜기간 한 팀에서 발을 맞췄기에 서로의 특성을 잘 알고 그만큼 플레이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 전체적인 수비라인의 틀이나 세세한 움직임 등 변화 대응도 쉽다. 대표팀은 소집기간이 짧아 완벽한 전술적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에도 한팀에서 생활하는 만큼 이런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소속팀-대표팀 수비라인 연계의 강점은 사례로도 증명됐다. 최근 3차례 월드컵 우승국 수비라인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잔루카 잠브로타-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이탈리아·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헤라르드 피케-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스페인·2010년 남아공), 필립 람-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독일·2014년 브라질) 조합이 수비라인을 이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자국리그 최강팀의 수비진이었던 이들은 대표팀 내에서도 안정-소통-협력이 최우선시 되는 수비라인의 과제를 잘 풀면서 시너지를 보여줬다. 본선을 준비하는 신태용호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줄 만하다.
신 감독은 지난해 7월 취임 이래 12차례 A매치를 치렀다. 해외파만 소집한 10월 2연전을 제외한 10경기를 앞두고 매번 '전북맨'들을 불러모았다. 스리백-포백을 전북이 점령한 적은 없었다. 대부분 2명이 선택을 받았다. 전북 소속 선수 3명 이상이 합을 맞춘 것은 이란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0대0 무) 단 한 차례였다. 3월 A매치 2연전에서 신 감독은 전북 소속 선수들의 활용 방안을 연구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선 전북 소속 선수들로만 구성된 대표팀 포백라인을 보게 될 공산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