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FA가 이정도로 성공적인 경우는 꽤 드물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3년동안 좋은 성적을 내줬다. 3년동안 41승27패-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사실 이 3년 뿐만 아니라 데뷔 5년차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하는 2년을 제외하고는 8년동안 꾸준히 두자릿수 승수를 쌓아왔다.
두산 이강철 수석코치가 현역시절 쌓은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기록을 깨는데 가장 유력한 투수가 바로 장원준이다. 그가 이같이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장원준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자 그는 "안아프고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그는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경험이나 경기운영 능력이 더 생기고 꾸준하게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주위에서는 그를 두고 '투구품에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장원준은 "그래서 안아프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면서도 "정작 나는 내 폼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공을 던질 때 상체로만 던지는 느낌이 있다. 하체를 더 썼으면 좋겠는데 못쓰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장원준은 안아프지 않다. 다른 선수들처럼 그도 잔부상을 늘 달고 산다. 그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조금 아픈 것 가지고 빠지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 이 같은 마음가짐 역시 그가 꾸준한 또하나의 비결이다. "사실 이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좀 안좋다 싶으면 '던지다 수술하는 한이 있더라도 모르겠다'고 하고 던지면서 아픈걸 이겨낸다"고 담담히 말했다.
프로 선수들 중에서도 아픈 것에 예민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은 아픈 것을 두려워 하는 스타일이다. 장원준은 "물론 나도 예전에는 두려웠다. 하지만 이렇게 공을 못던질 바에는 수술을 하는 한이 있더라고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예전에 몸이 안좋아 을 때 보면 (마운드에서) 살살 던지면 오히려 다른 쪽에 무리가 오더라. 연쇄 작용으로 다른데까지 아프니까 '하나만 고장나자'는 식으로 한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장원준은 올해 9년 연속 10승 투수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를 마치면 두번째 FA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처음 했을 때보다는 편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부담도 된다"며 "3년간 성적이 좋아서 올해도 비슷한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되도록이면 생각을 안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장원준이 올해 9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지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다. 오히려 이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더 많다. 그래서 그의 닉네임은 '장꾸준'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