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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고질적인 서버 문제' 보여준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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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는 3월 14일 정식 출시 예정인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하 라그나로크M)'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평정을 선언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전성기를 이끌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나로크)'이 모바일로 부활한다는 소식은 환영할 만하지만, 과거 그라비티가 보여준 서버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라비티는 2007년 글로벌 인기작 '라그나로크' 명성을 잇는 후속작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세계의 문(이하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풀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은 원작이 BGM 부문에서 호평받은 점을 이어 일본 작곡가 칸노 요코(菅野 よう子)가 BGM을 담당했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그러나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은 원작에서 보여줬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직관적인 시스템, 마우스 클릭만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간단한 조작, 수많은 몬스터를 몰아서 한 번에 잡는 쉬운 사냥과는 동떨어진 다소 복잡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원작에서 장점으로 손꼽힌 2D 캐릭터와 3D 배경을 접목한 일명 '2.5D' 그래픽을 버리고 풀 3D 그래픽을 채용했다는 점도 좋지 않은 평을 받았다.

렉, 접속 불가, 롤백 등 서버 문제도 유저들로부터 부정적인 평을 받는 데 한몫했다. 이러구러 서비스를 이어간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은 2010년 오픈 베타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렇지만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을 '라그나로크' 정식 후속작으로 내세웠던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을 리뉴얼 한 '라그나로크 2: 레전드 오브 더 세컨드(이하 라그나로크 2)'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 그라비티 최대 약점, '서버'



'라그나로크 2'는 '라그나로크 2: 세계의 문'에서 사용된 BGM은 그대로 살리면서 혹평받았던 요소를 대폭 수정한 버전이었다. 2009년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이하 CBT)를 진행했다. 테스트에서는 첫날부터 테스트 참가자 전원 게임에 접속할 수 없는 서버 문제가 발생했고, 둘째 날 역시 테스트 참가자 대부분이 접속할 수 없었다. 셋째 날에는 그나마 접속할 수 있었으나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후 그라비티는 2011년 '라그나로크 2' 2차 CBT를 진행했다. 2차 CBT에서도 첫날에는 서버 문제가 발생해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둘째 날은 공지 시간보다 좀 더 일찍 서버를 열었으나 여전한 서버 문제로 점검이 이어졌고, 게임 진행 상황이 과거로 돌아가는 '롤백' 문제까지 발생했다. 셋째 날은 서버가 증설됐지만,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라그나로크 2'는 CBT를 두 차례 진행한 후 2012년 오픈 베타 서비스에 나섰다. CBT에서 서버 문제로 고생한 그라비티였지만, 오픈 베타 시작 첫날부터 또다시 서버 문제가 터졌다. 2012년 2월 22일 오후 2시 22분 서버를 오픈했으나 곧바로 서버 점검을 5번 연달아 진행했다. 게임에 접속한 후에도 서버 렉 때문에 원활한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2년 3월 상용화를 선언하며 부분 유료화를 시도했으나, 같은 해 1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라그나로크' IP 게임으로는 모바일 게임 몇 종만 출시하며 PC 쪽에서는 몇 년간 침묵을 지키던 그라비티는 지난해 12월 6일 '라그나로크' 클래식 버전 '라그나로크 온라인: 제로(이하 라그나로크 제로)'를 정식 출시했다. 과거 향수를 느낀 유저가 대거 몰린 '라그나로크 제로'는 첫날부터 서버 접속이 안 됐다. 임시 점검, 1차 연장 점검, 2차 연장 점검과 같이 계속해서 점검만 있을 뿐이었다.

출시 다음 날인 12월 7일, 그라비티는 지속된 서버 문제로 서비스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이튿날 서버가 추가되고 서비스가 재개되는 듯했으나 서버 문제는 여전했고, 12월 10일 다시 한번 서비스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하루 만에 다시 서버가 열렸으나 문제가 잇따라 발생해 임시 점검, 재점검, 정기 점검 등 서버 관련 점검이 수십 차례 진행됐다. 출시 두 달이 지난 2월 20일에도 서버 불안정 현상과 관련된 공지사항이 게시될 정도로 '라그나로크 제로' 서버 문제는 고질적인 증세가 됐다.

이런 가운데 출시되는 '라그나로크M'은 유저들로부터 서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그라비티 이재진 사업팀장은 "'라그나로크 제로' 서버 문제를 교훈 삼아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혹시 발생할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24시간 대응 체제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서버를 확인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라그나로크M'은 지난해 10월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그라비티 김진환 이사가 '국내 매출 1위'를 선언할 정도로 그라비티가 온 힘을 기울인 야심작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최근까지 그라비티가 보여준 서버 문제가 이번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 서버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내 매출 1위'는 그저 꿈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라비티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라그나로크M'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평정을 선언한 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으리라 본다"며 "과거 수차례 보여줬던 서버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그라비티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