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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깬 장애마 '루나', 몸값의 78배를 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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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의 벽을 넘어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회'가 오는 9일(금)부터 18일(일)까지 개최된다. 패럴림픽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최하여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신체 장애인들의 국제대회다.

최근 비비안 멘텔 스피(45·여·네덜란드) 스노보드 선수가 암 재발에도 불구, 투병 통증을 이겨내고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전을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경주 결과를 떠나, 패럴림픽이 특별한 것은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의 뜨거운 땀과 열정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절름발이 장애를 딛고, 경주마로 자신의 몸값의 78배를 벌어들인 장애마 '루나'(LUNA)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2001년 '루나'는 제주도의 조그만 민간목장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경주마는 아니었지만 장거리에서 강점을 가진 모마 '우수해'와 3년 연속 리딩사이어에 오른 명문혈통의 '컨셉트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왜소한 외모와 유순한 성격을 가진 '루나'는 마필 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는 경주마는 아니었다. 거기다 허리인대 염증으로 서있기만 해도 다리를 저는 장애마였다. 경주마 경매에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고, 이성희 마주에게 96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

하지만 '루나'는 새 주인을 만나 극진한 보살핌과 특성화된 훈련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이후 연전연승을 거뒀다. '루나'를 택한 김영관 조교사는 수술 대신 허리를 강하게 하여 스피드를 올리는 방식으로 장애를 극복하게 했다. 김조교사는 '현대판 백락'(상마를 잘했던 중국 춘추시대의 인물)으로 불리는 인물로, '루나'를 훌륭한 경주마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루나'는 2005, 2006년 경상남도지사배와 2007년 KRA컵 마일, 2008년 오너스컵 등 큰 대회를 석권했다. 2009년 11월 은퇴할 때까지 약 7억57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무려 몸값의 78배다.

당시 김영관 조교사는 "나는 루나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고, 루나는 나에게 진정한 조교사의 길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루나'는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루나'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경주마로 활동하다, 은퇴 후 씨암마로 세 마리의 자마를 남겼다. 이후 2015년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