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작가 김소선의 작품전 '백자 위에 수 놓은 호랑이 변주곡'이 30일까지 국회 아트갤러리(의원 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호랑이 변주곡' '까치 호랑이' 등 도자화 39점을 만날 수 있다.
김소선 작가의 호랑이는 차분한 캔버스가 아닌, 1,300도로 이글거리는 불속에서 탄생한다. 초벌된 도자 위에 그려진 호랑이, 까치, 새, 물고기는 전통적적인 민화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뜨거운 가마를 거쳐 영롱한 빛깔과 특유의 생명력을 머금게 된다.
우리 삶의 터전이었던 백두대간, 그 터전을 누비는 호랑이는 작가가 오랜 기간 천착해온 주제다. 이번 '호랑이 변주곡' 속에는 다채로운 호랑이의 표정이 담겨있다. 호방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친근한 호랑이의 모습은 이 땅에 터잡고 살아온 우리의 얼굴과 묘하게 닮아 있다.
민화는 본래 여염집의 생활 공간에 깊숙이 자리잡아 일상의 기원을 담아 왔다. 작품을 족자나 병풍, 캔버스가 아닌 조그만 도자 캔버스에 담아낸 것은 변화된 우리 일상에 더욱 깊이 파고들어가 어우러지기 위한 소통의 노력이자, 전통 민화의 맥을 잇고자 하는 몸짓이다.
작가 김소선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백자에 우리 민화를 그려왔다. 일본, 미국, 노르웨이, 멕시코 등 해외에서 초대전을 개최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해 왔으며, 대표작으로 '백두대간' '국회의장 접견실 전시' '무주호랑이' '국립태권도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