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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인터뷰]'행복한 스노보더'이상호"배추밭, 가장 설레는 인생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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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스노보더' 이상호(23·한체대)가 25일 오전 강릉올림픽파크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행복감을 노래했다.

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설상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스키가 1960년 스쿼밸리올림픽(미국)에 도전을 시작한 이후 58년 만에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시작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상호는 빠질 수 없는 배추밭에 대한 질문에 반색했다. "배추밭을 개조해서 스노보드를 탄 것이 시작이었다. 제 성격상 좋아하고 즐길 수 없는 것은 끈기있게 못한다. 쉽게 포기한 것이 많다. 스노보드는 제 인생에서 해본 것중에 가장 설레고 재밌었던 일인데, 그걸 배추밭에서 처음 맛보게 됐다"고 떠올렸다.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알려주셨던 코치님들께서 어린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배추보이' 닉네임에도 애정을 표했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하면서 '배추보이'라고 불러주셨는데 '배추보이'라는 닉네임은 제가 여기까지 올라오기까지 저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닉네임"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설상 최초의 은메달 획득 후 배추 꽃다발이 답지했다. "외국인코치님이 채식주의자라서 기쁘게 기부했다"며 웃었다.

이상호의 스노보드 사랑, 그로 인한 행복감은 절대적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미쳐서 하다보니 가장 잘하게 됐다. 이상호와 기자회견에 동행한 이상헌 코치는 "어릴 때 스노보드를 탄 첫 기억, 배추밭이 좋은 기억이기 때문에 이상호 선수는 멘탈적으로 행복한 자존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 종목에는 30-40대 나이 많고 경험많은 선수들도 많다. 행복한 자존감이 잘 형성돼서 첫 출전하는 어린 선수, 스노보드 신성이 메달을 딸 만한 강한 멘탈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하고 싶은 운동을 신나게 하면서 좋은 멘탈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스노보드의 행복을 한참 이야기했다. "스노보드가 어떻게 행복하냐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스노보드를 탈 때는 정말 아무리 체력적, 멘탈적으로 힘들어도 훈련여건이 안좋고 날씨가 안좋아도 제가 스노보드를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스노보드 때문에 가장 행복했던 적이 많지만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스노보드를 타면서 스노보드 때문에 부담감, 스트레스도 컸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고도 고백했다. "제일 좋아하는 스노보드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스노보드를 통해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고, 스노보드를 통해 행복하게 되고 그렇게 순환이 됐다"며 웃었다.

설상 최초 메달의 현장, 휘닉스파크에 이상호의 이름울 딴 슬로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상호는 "동의 안할 이유 없다. 선수 이름 달리는 슬로프는 국내 최초다. 많은 분들이 이상호와 알파인스노보드를 기억해주실 것같아서 정말 감사하고 좋은 일"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