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최민정(20·성남시청)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에서 무난한 조편성으로 2관왕에 시동을 걸었다.
최민정은 20일 오후 7시부터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릴 대회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 2조에서 취춘위(중국), 디아나 로켓(호주), 아나타시야 크레스토바(카자흐스탄) 등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선수들과 준준결선을 노린다.
최민정은 지난 17일 500m 실격 아픔을 딛고 1500m에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략과 압도적인 기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지구력이 약한 외국 선수들의 체력을 빨리 떨어뜨리기 위해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스피드를 올렸다. 그리고 잠깐 숨을 고르다 3바퀴를 남겨두고 경쟁자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시점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살려 아웃코스로 추월해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500m에서 실격된 이후에도 자고 일어나 하루 만에 회복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외롭고 힘들었다. 그러나 어머니(이재순씨)가 올림픽 직전 써준 손편지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고 '룸메이트' 김아랑(23·고양시청)의 다독임으로 용기를 얻었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500m 실격 이후 72시간을 버텼다.
이젠 '2관왕'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금메달을 2개씩 챙긴 선수는 벌써 9명이나 된다.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설상 종목과 썰매 종목인 루지에서 무려 독일 선수 3명이 멀티 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이 대회 10번째 2관왕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높다.
최민정은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에서 두 차례 1위에 올랐다. 킴 부탱(캐나다)에 이어 월드컵랭킹 2위에 올라있다.
'미스 스마일' 김아랑은 7조에 자리했다. 캐나다의 마리안 생젤라와 준준결선행 1, 2위를 다툴 전망이다. 김아랑은 1500m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지만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를 지으며 "4위도 만족했다"고 말했다.
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며 충격의 탈락을 맛본 심석희(21·한체대)도 한유탱(중국), 비안카 발터(독일), 베로니큐 피에르론(프랑스)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지는 선수들과 한 조에 묶여 가볍게 준준결선 진출이 예상된다.
같은 날 펼쳐질 남자 500m 예선에선 한국 남자 쇼트트랙 삼총사가 각각 다른 조에 편성됐다.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서이라(26·화성시청)는 3조,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한체대)은 4조, '고교생' 황대헌(19·부흥고)은 7조에 자리했다.
특히 황대헌은 북한의 전광범(17)과 한 조에 편성돼 남-북 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