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2연패를 위해서는 강한 담금질이 필요하다. 당장은 깨지더라도 발전을 위한 계기만 찾으면 그만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KIA 타이거즈는 지난 14일부터 '연습경기 모드'에 들어갔다. 중간 두 차례의 휴식일을 제외하고 무려 8경기를 연속으로 치른다. 여기에 특이한 점이 있다. 8차례의 연습경기 상대가 모두 일본 프로야구 팀들이라는 점이다. 매우 터프한 연습경기가 될 듯 하다.
다소 의문이 든다. 스프링캠프는 따뜻한 곳에서 한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그런데 굳이 고생스러운 일정을 소화할 필요까지 있을까. 특히나 일본팀과의 경기는 만만치 않다. 보통 일본 프로선수들은 한국 선수들보다 몸을 빨리 만든 채 캠프에 임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전력차가 더욱 커진다. 자칫 챔피언팀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런 일정은 오히려 김기태 감독이 원하는 바였다. 강적과의 승부를 통해 선수들 스스로가 깨닫는 바가 더 크기 때문이다. 공 하나하나를 상대하는 마음가짐 역시 한결 강해질 수 있다. 승패 결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시기에 강팀과 만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KIA는 지난 14일 일본 오키나와 킨쵸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서 3대5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졌지만, 0-2로 뒤지던 7회초 3점을 뽑아 역전을 하는 과정에서 이영욱, 한승택, 최정민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투수진에서도 문경찬과 유승철 등 패기 넘치는 젊은 피들이 초반 5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하는 모습도 나왔다. 연습경기에서는 이런 부분들만 발견해도 큰 소득이다.
현재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참관하고 있는 KIA 조계현 단장도 김 감독과 같은 입장이다. 조 단장은 "일본팀과 연습경기를 하면 소득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의 정교하게 제구된 공을 상대하면 선구 능력이 향상되고 실전 감각도 빨리 올라온다. 투수들 역시 실전을 통해 얻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