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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휴먼스토리]'7번 수술과 재기' 임효준, 그를 '오뚝이'로 만들건 억울함·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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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22·한체대)은 수영을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고막이 터졌다. 수술을 받은 뒤 더 이상 즐겨가던 수영장을 가지 못하게 됐다.

그는 종목 전향을 택했다. '쇼트트랙'이었다. 워낙 운동신경이 출중했던 터라 천재성을 발휘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빙상부에 들어간 뒤 4학년 때부터 6학년 형들을 제치고 종별선수권대회 정상에 섰다. 빙상계에선 '슈퍼 유망주'의 탄생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불운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오른발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첫 부상이었다. 1년 반 동안 스케이트화를 신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 운동을 그만두려 했다. 그러나 임효준은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리고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로 올라와 자신의 능력을 일찍이 눈 여겨 본 코치와 원룸에서 2년간 같이 지내며 재기를 노렸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했다. 유스 대표로 발탁됐다. 부활은 중학교 3학년 때 알렸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동계유스대회였다. 임효준은 1000m 금메달과 500m 은메달을 따냈다. 초등학교를 평정했을 때의 자신감을 회복했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그러나 두 번째 부상은 고교 2학년 때 찾아왔다. 오른발목이 골절됐다. 다행히 6개월 만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엔 오른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부상의 악령은 계속해서 임효준을 괴롭혔다. 재활을 거쳐 참가한 대회에서 허리와 손목이 부러졌다. 앞서 넘어진 선수에게 걸려 얼음 위에 넘어졌다. 선수 생명을 마감할 수도 있었던 중상이었다. 그렇게 칼을 댄 수술만 7차례나 했다.

그를 오뚝이처럼 일으켜 세운 건 '억울함'이었다.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내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그러나 코치는 그에게 계속해서 용기를 불어넣었다. "너의 실력을 의심하지 마."

지난해 4월은 그의 쇼트트랙 인생에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자신이 마지막 목표라고 설정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아들도 울고, 현장에서 지켜보면 어머니도 울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임효준이 선발전 한 달여전부터 심리치료를 받았다는 것.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임효준은 '만능 스케이터'로 통한다. 모든 종목이 주종목이다. 스피드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효준이는 순간스피드나 단거리 쪽으로 좋다. 앞에 있어도 되고 뒤에 있어도 되는 스타일이다. 순발력이 좋아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줄곧 그를 괴롭히던 부상 악령이 또 다시 엄습했다. 지난해 9월 월드컵 1차 대회 1000m 결선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다 상대 선수와 부딪혀 얼음 위에 넘어진 뒤 요추부염좌(허리가 뒤틀리며 염증이 발생) 진단을 받아 2~3차 대회에 결장했다. 그리고 월드컵 4차 대회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결전을 앞둔 임효준은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었다. 지난 6일부터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가진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대망의 올림픽, 그는 춘추전국시대로 평가받는 1500m에서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숱한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끝에 꿈을 이뤄낸 '오뚝이' 임효준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임효준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