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남자 1500m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땅을 쳤다. 홈 이점을 안은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에 세계 최강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겼다. 아직도 김동성의 황당한 표정과 억울함에 흘린 눈물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후 후배들이 멋지게 복수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선 안현수(지금 빅토르 안·러시아명), 특히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이정수가 오노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면서 1500m는 자연스레 한국 남자대표팀의 주종목이 됐다. 아쉽게도 2014년 소치 대회에선 샤를 아믈랭(34·캐나다)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당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고 '노메달 굴욕'을 당했다.
4년 기다림이었다. 홈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주종목에서 위용을 뽐냈다. 임효준 황대헌이 1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대회 1500m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 걸린 첫 금메달을 가져오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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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기선제압을 했다. 이젠 목표 수정이다. 개인종목에서 멀티 메달을 노린다. 금맥을 뚫은 태극전사들은 상승 기류를 탈 수 있다. 당초부터 금메달을 바랐던 5000m계주부터 나머지 개인종목 싹쓸이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 금메달 8개로 종합 4위를 바라보는 한국 선수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출발점이 됐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