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겠습니다."
kt 위즈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평소 배꼽을 쥐게 하는 입담으로 훈련장 분위기를 밝게 해주던 김용국 수석코치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어두웠다. 평소같이 선수들에게 장난도 치지 않고, 조금 기운이 빠진 모습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 코치는 한국시각으로는 10일 새벽, 그리고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9일 오전 장인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낸 가족의 비보에 김 코치의 어깨가 축 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김 코치는 김진욱 감독을 찾았다. 그리고 김 감독에게 "한국에 가지 않고 남아있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무슨 일보다 가족의 일이 가장 우선"이라고 했지만 김 코치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시즌 수비코치 역할을 하던 김 코치는 몇몇 코치들이 팀을 떠나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 수석코치 중책을 맡았다. 현재 kt 캠프 분위기는 그 어느 시즌보다 좋다는 게 선수들 반응.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김 코치의 역할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런 김 코치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선수단도 더 열심히 훈련할 계기가 생겼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