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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대기표·테이블번호無"…'윤식당2` 주문누락 사고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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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윤식당2' 오픈 이래 가장 큰 사고가 터졌다. 음식 주문이 누락돼 손님이 돼 한동안 기다려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일 방송된 tvN '윤식당2'에서는 스페인 가라치코 윤식당 2호점에서 사상 첫 주문 누락 사고가 발생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실수의 원인은 홀을 책임지는 이서진-박서준 간의 의사소통 부재였다. 외부테이블에 앉은 라트비아 손님은 박서준에게 김치전과 채식비빔밥을 주문한 뒤, 자신이 채식주의자라며 '김치전에서 참치를 빼줄 수 있냐'고 물었다. 박서준은 대답을 보류한 뒤 이서진에게 대신 대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서진은 "미리 반죽한 거라 불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손님은 김치전 주문을 취소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김치전 취소는 박서준에게 공유되지 않았고, 이서진은 박서준이 '논의중'이었던 라트비아의 주문을 아직 주방에 전달하지 않았음을 몰랐다. 이서진은 주방에 "아까 주문한 김치전 취소"라고 말했지만, 정유미는 갑작스런 말에 당황했다.

이어 이서진은 홀에 들어온 독일 손님 두 사람으로부터 또한번 '김치전과 채식비빔밥' 주문을 받았다. 앞서 이서진의 실수는 이후 연쇄 혼란의 시발점이 된다.

'윤식당'은 시즌1-2를 가리지 않고 손님이 많진 않은 편이다. 업장도, 프로그램내 분위기도 고즈넉하고 정적이다. 직원들은 여유롭게 웃고 느긋하게 움직였다.

반면 이날은 유독 손님이 많았고, '윤식당'의 직원들은 모두 아마추어다. 주문 누락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실수다.

문제는 흔하디흔한 손님 대기표도, 테이블 번호도 없었다는 것. '윤식당' 주방에서 손님을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은 손님이 시킨 메뉴 뿐이었다. 정유미가 "(아까 주문한)김치전과 채식비빔밥"을 백날 외쳐봐야, 이서진의 머릿속에서 지워진 독일 손님들을 상기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는 라트비아 손님 이야기로 오해하고 "김치전은 취소"라고 답했다.

이서진은 독일 손님들에게 물과 냅킨을 서빙하면서도 문제를 깨닫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고픈 배를 움켜쥔 채 다른 테이블에 차례차례 서빙되는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봐야 했다. 이서진은 이들이 참다못해 불만을 표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다. 볼멘소리 하나 웃는 얼굴로 불만을 전달한 손님들의 대처가 존경스러울 정도다.

만약 윤식당에 손님 대기표 또는 테이블 번호가 있었다면 어떨까. 이들은 주방에선 손님을 메뉴가 아닌 번호로 인지하도록 돕는다. 'X번 손님'이나 'X번 테이블' 음식으로 부른다면, 주문이 혼동될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설령 손님이나 테이블 번호를 헷갈리는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금방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윤식당 측은 '손님 혼동'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실내외를 합쳐 테이블 수가 10개도 안되는 작은 레스토랑인 만큼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이 같은 방심은 결국 '주문 누락' 사고를 부르고 말았다.이로 인해 다른 손님의 주문도 늦어졌고, 결국 밖에 있던 단체 손님은 김치전 추가주문을 취소하고 귀가했다.

이서진은 이들의 음식값에서 먼저 내놓았던 김치전 값을 빼주고, 이들 몫으로 나온 추가 김치전을 독일 손님에게 서비스로 내놓으며 사태를 수습했다. 이서진은 물론 윤여정과 정유미, 박서준까지 진땀을 쏟은 '주문 누락' 사태는 이렇게 일단락 됐다.

다음날 박서준은 홀과 주방의 소통을 늘리고, 홀 직원들이 요리 순서를 조정할 수 있는 주문 순서표를 새로 제작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이후 비슷한 '불상사'가 또 발생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주문순서표 또한 손님 대기표나 테이블번호에 비해 번거로워보인다.

윤식당이 요식업계 대부인 백종원의 '메뉴·재료·레시피 간소화' 지론에 배치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윤식당2에서 서비스되는 야채비빔밥과 잡채, 치킨, 라면, 아이스크림 간의 요리적 유사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윤여정은 오픈 전 재료 준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요리를 매번 새로 만들어야하는 처지다. 길지 않은 영업시간에도 불구하고 주방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방송 말미 정유미는 "음식도 많아지고 손님도 많아졌다. 저 혼자 정리할 수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회장님' 윤여정이 요리에 전념함을 감안하면, 경영은 '전무' 이서진의 책임이다. '역대 최고 매상'을 기뻐하거나, 메뉴 늘리기와 손님 끌기를 고민하기에 앞서 이서진이 해야할 일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윤식당'의 직원은 다른 음식점과 달리 연예인이지만, 손님은 여느 밥집과 마찬가지로 '손님'이기 때문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