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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악몽' 빠져나오는 '만능키'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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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에서의 역전패. 감독들이나 선수들이나 가장 기분 나쁜 경기다. 다 이긴 경기를 놓친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은 덤이다. 이런 패배를 당하면 팀분위기까지 가라앉아 연패를 당할 가능성까지 높아진다.

올시즌 '악몽의 4쿼터'를 자주 겪고 있는 팀은 '꼴찌' 부산 kt 소닉붐이다. 1, 2쿼터에서는 앞서가다 후반, 특히 4쿼터에 역전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시즌 1쿼터 득점은 814점으로 10개 구단 중 4위지만 4쿼터 득점은 734점으로 꼴찌다. 당연히 4쿼터에 역전당하는 경우가 많다.

조동현 kt감독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 그는 리온 윌리엄스의 대체선수로 르브라이언 내쉬를 데려올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4쿼터만되면 무기력해진다. 4쿼터에 해결사가 필요했다. 그래서 내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내쉬는 초반 4쿼터 해결사 역할을 해주며 어느 정도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비 불안을 노출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도 올시즌 '4쿼터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1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도 4쿼터 마지막에 역전패를 당했고 지난 달 28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도 4쿼터에 역전당해 승리를 헌납했다. 22일 안양 KGC인삼공사전도 다 이긴 경기를 4쿼터에 내줬다. 잊을만 하면 나오는 4쿼터 역전패에 상승세를 타던 분위기도 가라앉아 6위에서 더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선수들이 4쿼터에 힘이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심리적 상황"에 주목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뭔가에 맛이 들려야 한다. 일대일이나 슈팅감도 좋고 수비나 리바운드도 좋다"며 "뭔가 한가지에 맛이 들리면 그것을 하는 맛에 경기를 뛰게 되고 4쿼터에도 힘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 지다보면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생겨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해결사도 필요하다. 해결사가 없으면 역전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선수들 마음이 조급해진다. 조그만 문제만 있어도 무너진다"고 말한 유 감독은 "해결사가 안정적이면 쉽게 풀리는 문제다"라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플레이에 맛을 들이는 것도, 해결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유 감독은 "솔직히 농구라는 종목이 일대일만 잘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스포츠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되니까 투맨게임도 개발되고 지역방어도 나오는 것 아닌가. 스포츠가 그래서 어렵다"고 웃었다. 역시 만능키는 없다. 4쿼터 악몽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그래서 어렵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