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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합체-영구결번 부활-내부개혁, 한화 가을야구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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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지난 25일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레전드 코칭스태프의 등번호를 공개했는데 영구결번을 전격적으로 부활시켰다.

한시즌 첫 40홈런 달성한 장종훈 수석코치(35번), 통산 최다승(210승)에 빛나는 송진우 투수코치(21번)의 배번은 구단에서 영구결번된 번호다. 영구결번은 은퇴한 최고선수에 대한 특별한 예우. 등번호를 영원히 비워두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시 꺼냈다. 그 번호의 주인들이 다시 단다는 데 문제될 것은 없다. 내친김에 한용덕 감독은 전성기 시절 등번호인 40번을 달기로 했다. 21, 35, 40번은 한마디로 선수들 번호다. 코칭스태프는 보통 60번대 이상의 뒷번호를 쓴다.

이는 한화 구단 프런트에서 기획해낸 아이디어다. 코칭스태프에게는 책임감과 자부심, 선수들에게는 해당 코칭스태프에 대한 존경심과 동기부여를 유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배경설명이다. 무엇보다 화려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 컸다.

장종훈 수석코치는 지난해 팀에 합류하자마자 "우리가 현역으로 뛸 때는 가을야구를 밥먹듯 했다. 그때는 늘 위에서 놀았다"며 "최근 10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팬들 볼 면목이 없다.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용덕 감독을 선임한 뒤 장종훈 수석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강인권 배터리 코치 등 이글스 출신 멤버들이 뭉쳤다. 한 감독의 의중 뿐만 아니라 구단 프런트도 나아갈 바를 확실히 하고 있다. 내부 육성과 장기 리빌딩을 위해선 이글스 출신 지도자들의 팀에 대한 헌신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한화는 외부 수혈을 일찌감치 접었다. 장기비전이 결여된 외부FA 투자 등은 실패로 규정된 상태다. 대신 신인들과 유망주들에게 더욱 주목하고 기존 선수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구단의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체질개선은 얼핏봐선 선수단 몸집 줄이기 느낌을 강하게 준다. 하지만 부상선수 관리만 제대로 해도 20% 이상의 선수단 전력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트레이닝-재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본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해 가장 많은 부상자가 나와 힘든 시즌을 보냈다.

2018년 한화는 1년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목표는 늘 그렇듯 가을야구. 이번에도 실패하면 11년째. 과연 독수리들은 10년간의 좌절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한화는 리빌딩을 공개선언한 상태지만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 내부 기대감은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3~4년전보다 오히려 높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