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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범죄 미화 NO" 왜 '감빵생활'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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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수목극의 절대강자다. 지상파를 넘어서는 인기로 수목 미니시리즈 프라임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일명 '지상파 위협하는' 드라마로 강력하게 자리하고 있는 중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은 오랜 기간 암흑기를 겪어왔던 tvN의 수목에 빛을 불어넣어준 작품. 그동안 수목극을 편성한 뒤 재미를 보지 못했던 tvN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지상파를 위협하는 시청률 1위의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를 보여주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동시에 얻는 중이다. 특히 지난 10일 방송된 13회의 경우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0.1%, 최고 1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명실상부 수목극 최강자로 군림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열광'을 끌어내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시작해 지금껏 실패가 없었던 신원호 PD가 직접 메가폰을 다시 들었고 이우정 작가가 극본의 기획을 맡아 탄탄한 스토리를 쌓아 올렸다. 또 '응답하라'의 영광을 함께했던 정보훈 작가가 입봉작으로 참여하며 다시 한 번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올 수 있을 것임을 직감케했던 터. 예상과 같이 '실패 없는' 시청자들의 선택이 이어지는 중이라 시선을 모은다.

예능 작가와 PD들이 만난 드라마 답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예능적인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 초반부터 탄탄한 스토리로 인물들의 관계를 이끌어오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연들 하나 하나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하는 중이다. 특히 배우들끼리 그리는 케미스트리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는 것. 해롱이(이규형)와 유대위(정해인)의 초딩 같은 케미나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코믹 연기, 김제혁(박해수)을 둘러싼 2상6방 사람들의 우정 같은 요소들이 묘하게 신파적인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슬기로운 감빵생활'만의 매력 포인트다.

이들의 케미가 살아날 수 있는 이유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과거 '응답하라' 시리즈를 진행하면서부터 연예계에 숨어 있던 연기파 배우들을 발굴하는 일명 '신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스타를 미리 발굴하는 매의 눈으로 서인국과 정우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무한히 발굴해왔던 터. 이에 지금껏 주연 경험이 없던 박해수를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전면에 내세웠을 때에도 시청자들의 반발 없이 오로지 믿음 하나만으로 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정경호와 임화영의 로맨스 연기에 시청자들의 눈이 쏠리고 정수정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호평을 받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연극계의 배우들을 많이 발굴해 카메라 앞에 세웠다는 것. 주연 배우인 박해수부터 이규형, 박호산, 이훈진, 김성철 등 많은 배우들이 발굴돼 시청자들 앞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들의 '연극 배우'라는 이름이 주는 믿음이나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에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들이 브라운관 안에서 펼쳐지는 세상이 가상이 아닌, 실제 2상6방 처럼 느껴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시청자들 앞에 교도소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끌어온 상황.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기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일각에서는 '범죄자 미화 드라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역시 드라마가 시작된 후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신원호 PD는 등장 인물들을 훈훈하고 재밌게 그려나가다가도 '결국 이들도 범죄자'라는 인식을 단번에 심을 수 있도록 반전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중. 이 덕분에 시청자들은 '범죄 미화 드라마'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있었다.

더불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사실 감옥을 경험하지 못한 일반 시청자들이 보기엔 '신기한 것 투성이'인 작품이다. 교도소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나 열악한 환경 등을 보면 '절대 들어가선 안될 곳'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면서도 체험할 수 없는 감옥을 흥미롭게 브라운관 밖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덕분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역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코드가 되고 있다.

지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인기는 그야말로 '뜨거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이 쉽게 볼 수 없던 소재인 교도소를 전면에 끌고왔고, 이로 인해 그 속에서 벌어지는 휴머니즘이나 코믹적인 요소들을 충분히 '공감 가게', 그리고 '악인에 대한 동정'은 생기지 않게 적절히 이끌어가는 중이란 얘기다. 이 소재에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그리고 신예 정보훈 작가를 비롯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얹어지며 드라마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 매주 수, 목 오후 9시 10분 방송.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