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타일러 윌슨 영입, 힘겨운 과정이 있었다.
LG는 5일 신년하례식을 개최함과 동시에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발표했다. 재계약한 헨리 소사의 파트너로 윌슨을 결정했다. 29세로 젊고,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을 뛴 투수인데 80만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금액에 계약을 맺어 LG가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LG가 외국인 투수진을 최종 결정했는데, 그 과정에는 LG에 엄청난 고민이 있었다. 윌슨만 점찍고 협상을 한 게 아니다.
사실 LG의 1순위 후보는 윌슨이 아니었다. 3명의 최종 후보 중 1명이었을 뿐이다. 1순위는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에 포함돼있는 수준급 투수였다. 공이 워낙 좋아 데려만 온다면 무조건 성공 보장이라고 보는 투수였다. 그런데 그 투수가 몸값을 300만달러나 요구하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든 데려오고 싶었지만, 무대포로 자신들 얘기만 하는 선수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또 다른 후보는 NC 다이노스에서 뛴 에릭 해커였다. 구단 내부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선수로 모험을 할 바에는, KBO 리그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인 해커 카드가 나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해커 카드는 최종 무산됐다. 실력, 몸상태 등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나친 개인주의 성향이 문제가 됐다. 너무 자신의 루틴을 지키려 하고, 사사건건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게 팀 케미스트리에 악영향을 미칠 걸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과정을 거쳤기에 LG는 새 외국인 투수 영입 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LG가 가장 중점을 둔 건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틸 수 있느냐였다. 최근 KBO리그가 이름값은 있지만, 불펜에서 뛰다 온 선수들을 선발로 쓰다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NC에서 뛴 제프 맨쉽이었다. LG서 뛴 데이비드 허프도 불펜 요원이었다. 부상 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선발로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지에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에 반해 윌슨은 선발투수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게 검증된 선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