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경마는 '국제화'와 '말산업' 부문에서 진일보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경마 최초로 두바이월드컵에 국산마를 진출시켰고, 미주시장 수출에 성공했다. 또한, 말연골 골손상부위 줄기세포 치료제를 국내최초로 개발하는 등 말산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뤄냈던 2017년을 돌아본다.
▶'만수르'도 놀란 한국경주마의 저력
두바이 경마의 문을 두드린 지 2년 만에 '트리플나인'이 세계 최고 단일 우승상금(약 70억원)이 걸린 '두바이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비록 '트리플나인'은 11위에 그쳤지만, 세이크 만수르가 참관하고 20개국에서 10만명 이상이 몰리는 '두바이월드컵'에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값진 성과였다.
▶미주시장 최초 진출
마사회는 지난 6월 미국 경주수출사업자인 '스카이 레이싱 월드'(Sky Racing World)와 경주수출 계약을 했다. 이를 통해 8월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지역 약 10개국에 한국경마를 동시 수출하였으며, 연간 약 530억원의 수출국 현지 마권매출 달성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2016년 마사회는 신개념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세포바이오'와 3자 MOU를 체결했다. 그 결과 2017년 10월 말의 연골과 손상부위를 치료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국내최초 개발했다. 이는 경주마의 복지향상과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기술기반 국산마 3두, 미국수출
마사회는 자체개발한 유전자 기술 '케이닉스'(K-NICKS)를 통해 선발한 국산마 3두를 12월 미국에 수출했다. 2015년 개발된 케이닉스는 말의 잠재력을 유전자를 통해 파악하여 우수한 경주마를 선발하는 기술이다. 마사회는 케이닉스를 활용하여 국산 경주마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생산농가 수익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에서 국산마 대거 입상
올해 제2회로 개최된 국제경주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서 '파워블레이드', '트리플나인' 등 다수의 한국 경주마가 외국의 쟁쟁한 경주마를 제치고 입상을 차지했다. 두 경주 모두 일본에게 우승을 빼앗겼지만, PART1 경마시행국인 일본과 PART2인 한국을 비교했을 땐 의미 있는 발전이었다.
▶'청담도끼', '페로비치 기수', '송문길 조교사'
2017년은 경마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던 한해였다. 서울 대표 경주마를 노리는 '청담도끼'는 4연승을 달성하고, 그랑프리배(GⅠ)입상을 기록했다. 또한, 송문길 조교사는 데뷔 5년 만에 '최우수 조교사, 베스트 인기상, 공정 대상' 등 3관왕을 휩쓸며 뉴페이스로 등장했다. 페로비치 기수 역시 데뷔 2년 만에 200승을 달성하며 올해의 '최우수 기수'로 선정됐다.
▶여성기수 대상경주 최초 우승
지난 6월 '코리안오크스(GⅡ)'에서 남성기수의 전유물이던 대상경주 우승을 한국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김혜선 기수가 '제주의하늘'과 함께 달성했다. 김 기수의 우승은 경마에서 여성전성시대를 선언하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특히 이날 단승식은 56배, 복승식은 475.9배, 삼복승식은 1만7274.2배의 배당률을 기록하며 경주의 재미가 더해졌다.
▶사상최대 불법베팅 조직 소탕
마사회는 경기 광주경찰서와의 공조로 연간 26조 규모의 불법베팅 조직을 지난 2월 소탕했다. 이번에 검거된 불법베팅 조직 운영자들은 인터넷 불법 베팅 프로그램을 122개 운영 관리해오고 있었으며, 센터하나당 일평균 매출이 15억원에 육박했다.
▶국내최초 '다른 품종 대리모' 수정란 이식
지난 7월 렛츠런팜 장수의 인공수정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다른 품종의 대리모에게 수정란을 이식해 망아지 출산에 성공했다. 그동안 은퇴한 엘리트 승용암말의 경우, 씨암말로 번식이 어려워 우수한 혈통의 승용마 생산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국산 승용마 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정규교과 승마 시범학교 최초 운영
마사회는 '정규교과 승마 시범학교 운영'을 3월부터 11월까지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효돈초등학교와 토평초등학교를 선정, 시작했다. 마사회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정규과정으로서 승마의 확대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승마의 대중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