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형이 막고 동생은 넣고' 제주 이창근-이창훈 형제가 그리는 '내일'

by

형이 슈팅을 막고 동생이 상대의 골문을 뒤흔든다? 상상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에 현실로 다가온다.

제주는 27일 2018시즌을 앞두고 정태욱 이창훈 이동희 문광석 박한근 등 신인 5명을 영입했다. 이들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바로 이창훈이었다. 바로 제주의 간판 골키퍼 이창근의 친동생이었기 때문이었다.

K리그 무대에서 형제가 한 팀에서 활약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난 시즌 서울 아랜드에서 와다 아츠키와 와다 토모키 일본인 형제가 한솥밥을 먹은 게 대표적이다.

일단 닮아도 너무 닮았다. 동생 이창훈(1m87)이 형 이창근(1m86)보다 키가 1cm 크지만 가까이에서도 구분하기 쉽지 않은 닮은꼴 외모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포지션은 다르다. 형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창훈은 골키퍼 유망주로 각광을 받은 형과 달리 공격수로 입지를 다져왔다.

각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형보다 화려함은 덜했지만 수원대 진학 후 빛을 발했다. 2학년 재학 당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올해 U리그 5권역에서 득점상(12골)을 거머쥐며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창근은 형의 그림자를 실력으로 지우고 있는 동생 이창훈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창근은 "동생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한팀에서 뛰게 된 만큼 동생에게 더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창훈은 "형이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으로 많이 생각해주는 걸 안다. 빨리 프로에 적응하도록 하겠다. 일단 목표는 5경기 출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 형제가 그리는 목표는 똑같다. 형이 막고 동생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것. 이창근-이창훈 형제는 "얼마나 멋진 그림인가. 제주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 이를 위해 서로 더 뭉치도록 하겠다"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