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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유의 첫번째 미션 "1군 캠프, 꼭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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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얼떨떨하네요." 유재유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두산 베어스는 27일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김현수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의 우완 투수 유재유(20)를 지명했다. 김현수는 두산에서 지난 2015시즌까지 소속 선수로 활약한 후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었다. 2시즌 후 KBO리그에 복귀한 김현수는 LG와 4년 총액 115억원의 계약을 맺었고, 관련 규정에 따라 전 소속팀인 두산이 보상 선수 1명과 FA 전년도 연봉 200%(15억원)를 받게 됐다.

지난 24일 LG로부터 20인 보호 선수 명단을 건네받은 두산은 고심 끝에 유재유를 택했다. 처음부터 두산의 초점은 투수에만 맞춰져 있었다. 야수 자원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굳이 야수를 더 보강할 필요는 없고, LG에 마침 어리고 좋은 공을 가진 유망주 투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LG도 이런 점을 감안해 명단을 짰고, 두산은 검토에 검토를 거듭해 지명할 수 있는 선수 가운데 유재유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실 이름만 들으면 다소 생소하다. 프로 2년차 신인급 선수로 1군 경험도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LG에서 잠재력이 보인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키우려고 했고, 기대치도 컸다. 몇년 후를 내다보는 선수라 올 시즌 중 군 입대를 추진했었지만 여의치 않았고, 투수 엔트리가 빽빽한 팀 사정상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청소년대표팀 출신에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 특별한 부상 이력도 없는 스무살의 어린 투수. 두산이 지명할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인터뷰 하자는 전화를 받고 이적 소식을 알았다"는 유재유는 "구단에서 귀띔을 해주시긴 했지만 아직 얼떨떨하다. 이제 곧 3년차가 되는데 너무 빨리 팀을 옮겼다싶기도 한데, 그래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디서 하더라도 야구는 다 똑같지 않나. 두산에서 나를 관심있게 봐주신거니 좋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덤덤한 심경을 밝혔다.

"얼떨떨하다"고 하면서도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팀 이적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모습이었다. 유재유는 "LG에서 내게 기회를 주셨었는데, 내가 제대로 못해서 기회를 못잡았다. 그게 아쉽다. 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새 팀으로 옮기는데 망설이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새로운 곳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 오히려 홀가분하게 해보겠다. 열심히 할 준비는 돼있다"며 당차게 각오를 드러냈다.

일단 유재유 앞에 놓여진 첫번째 미션은 1군 스프링캠프 합류다. 그는 프로 입단 이후 아직 1군 캠프에 가지는 못했다. 2년 연속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유재유는 "비시즌이지만 개인 훈련을 하면서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1군 캠프에 못가봤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어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게 기회가 오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공을 던지는 모습을 못봤기 때문에 유재유의 몸 상태를 살핀 후에 캠프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또 "만약 시즌초가 아니더라도 최소 시즌 중에는 1군에 합류할 수 있을만한 투수"라며 상황에 따라 기회를 부여할 것임을 밝혔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유재유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첫번째 미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