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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브레이커' 장원준, 이강철 넘기 위한 과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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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브레이커' 장원준(32)의 도전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된다. 선배 이강철의 대기록을 넘기 위한 과제도 아직 하나 더 남아있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장원준은 '모범 FA(자유계약선수)' 사례로 꼽힌다. 꾸준히 성적을 내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4년 84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산으로 이적했고, 이적 후 3시즌 동안 3년 연속 10승 이상에 도합 41승을 거둔 기둥 투수로 활약했다. 두산이 2015~2016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 장원준의 공로가 컸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두산을 대표하는 막강한 선발진 '판타스틱4'를 외국인 투수들 그리고 유희관과 함께 이끌며 마운드의 중심을 지켰다. 그동안 타 팀으로 이적한 FA 투수들이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경우가 거의 없어 '잔혹사'로 불리기도 했었는데, 안좋은 선례를 장원준이 깬 것이나 다름 없다.

롯데 시절을 포함해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성적을 올린 덕분에 여러 대기록도 '현재진행형'이다. 올 시즌 장원준은 역대 3번째, 좌완 투수 최초로 8년 연속 10승에 도달했고, 10년 연속 100탈삼진 기록까지 성공했다.

장원준이 가는 대기록의 길 앞에는 늘 '선구자'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가 있다. 연속 시즌 10승과 연속 시즌 100탈삼진 기록 모두 이강철 코치가 현역 시절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졸 신인으로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했던 이강철 코치는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데뷔 시즌 포함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올해까지 8년 연속 10승을 거둔 장원준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1992~1999)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만약 2019년까지 2시즌 더 10승을 챙긴다면 이강철 코치와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신기록 보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3시즌이 더 필요하다. 이강철 코치도, 그에 근접한 장원준도 대단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기록이다.

탈삼진 부문은 이미 장원준이 따라 잡았다. 이강철 코치가 1989년부터 1998년까지 세운 10년 연속 100탈삼진 기록을, 장원준이 올 시즌까지 10년 연속 타이 기록(2006~2011, 2014~2016)을 세웠다. 좌완 최초 기록이다. 다음 시즌에도 100탈삼진 이상을 수확한다면 이강철 코치를 넘어 역대 최초로 11년 연속 100탈삼진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이강철 코치는 자신의 기록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 늘 먼저 장원준의 꾸준함을 칭찬하며 흐뭇하게 웃는다. 스스로 기록에 대한 자부심도 있지만, "기록은 언젠가 깨질 수밖에 없다"면서 빼어난 후배의 활약을 대견해하곤 한다. 이제 장원준이 대선배 이강철 코치의 기록을 넘기 위해서는 연속 시즌 10승 부문에 도전해야 한다. 기록이 야구의 전부는 아니지만,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와 자극제가 될 수 있는 요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