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전 1대0 승리를 거둔 신태용호. 심야를 환하게 밝혔다.
코칭스태프 회의가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중국전 무승부에 이어 북한전에서 상대 자책골로 진땀승을 거뒀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내용과 결과를 다 잡아야 하는 승부"라고 짚었지만 결과는 또 눈물이었다. 경기 후 붉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신 감독은 사회자 멘트가 마무리 되기도 전에 "수고하셨다"며 자리를 떴다.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한-일전을 앞두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밤 11시가 다 되서야 한-일전 준비 일정이 나왔다.
신 감독은 13일 오전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서부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전 이튿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전에 선발로 나선 필드플레이어 10명이 숙소인 지산조호텔에 남아 실내 훈련으로 회복을 도모했다. 북한전에 출전한 골키퍼 조현우와 후반 교체로 나섰던 김신욱 이명주 등 나머지 13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서 일본전 대비 훈련을 진행했다.
한-일전의 부담감은 표정에서 드러났다. 북한전 전날까지 선수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었던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전 결과가 모든 것을 결정 지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역력한 표정이었다. 신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과 스크럼을 짜고 파이팅을 외치자 곳곳에서 기합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신태용호를 휘감고 있다.
'필승'의 다짐이 이어졌다. 김신욱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전은) 사실상 결승전이다.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승부다. 국내서 많은 팬들이 지켜볼 것이다. 멋진 경기로 큰 기쁨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일전에 대부분 나섰던 것 같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대 패스 축구에 고전했고 플레이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이제 플레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명주 역시 "아직 우승 기회가 남아 있다. 그 이전에 한-일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결과에 따라 이번 대표팀 평가가 좌우될 것이다. 잘 준비해서 무조건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