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홈런왕' 최 정의 자신감, 복귀한 박병호와 대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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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를 호령했던 과거 홈런왕과 새 홈런왕의 맞대결은 어떨까.

KBO리그에는 홈런왕 계보가 있다. 1982년 출범 이후 두 시즌 이상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는 10명. 또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6명이다. 가장 최근으로 보면 이승엽(2001~2003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2012~2015년), SK 와이번스 최 정(2016~2017년)이 있었다. 이승엽이 총 5번, 박병호가 4번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 계보를 잇고 있는 게 최 정이다. 박병호가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홈런왕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LG 트윈스 시절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팀을 옮긴 뒤 잠재력을 터뜨렸다. 2012년 31홈런을 때려내더니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14~2015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쳤다. 꽉 찬 몸쪽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등 물 오른 타격을 선보였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선 12홈런을 기록했다. 치는 홈런 마다 긴 비거리를 자랑하는 등 힘 하나 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박병호가 미국 진출을 선언한 뒤 홈런왕이 궁금했다. 2016년 NC 다이노스와 재계약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가 유력 후보였다. 스스로도 기대감을 나타냈고, 실제로 40홈런을 쳤다. 그러나 독주는 아니었다. 중장거리 타자 최 정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최 정은 2013년 28홈런을 기록한 것이 커리어하이였다. 하지만 2016년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4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웬만하면 타구를 띄우려는 공격적 스윙이 홈런왕 최 정을 만들었다.

우연이 아니었다. 최 정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개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46홈런으로 단독 홈런왕이 됐다. 시즌 중 손바닥, 종아리 부상 등으로 144경기 완주에는 실패했다. 만약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면, 50홈런 고지를 노려볼 만 했다. 그래도 최 정은 타율 3할1푼6리, 출루율 4할2푼7리, 장타율 0.684로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잡았다.

이번에는 3년 연속 홈런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유력한 경쟁 후보는 단연 KBO리그에 복귀하는 전 홈런왕 박병호.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했으나, KBO에서 이미 실력을 증명한 거포다. 최 정은 6일 한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수상했다. 그 자리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박병호와의 홈런 경쟁에 대해 "자신은 있다"면서도 "운동을 열심히 해서 홈런을 많이 못 치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심 정규 시즌 MVP까지 노리고 있다. 다음 시즌 홈런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