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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닥터]갱년기 부부식, '문어'를 더하고 '육류'를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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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원한 주부 김모씨(48)는 갱년기 증상을 겪으며 남편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잠들었을 때 발한 증상으로 안면홍조가 일어나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준다든지, 감정 기복으로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내도 웃으며 받아주는 등 큰 위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남편이 나를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마음을 봐서라도 갱년기 증후군을 현명하게 이겨내고 싶다"며 "최근에는 고마운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데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녀 할 것 없이 갱년기를 잘 이겨내려면 건강하게 잘 먹는 게 우선이다.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음식을 밥상에 올리거나, 악화시키는 음식을 배제하면 그만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갱년기 여성에게 추천하는 '가장 좋은 음식'은 '석류'다. 석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풍부해 여성의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석류가 많이 나는 중동 지역에서는 '미인의 과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석류는 섭취하는 게 번거로워 손이 잘 가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음식은 '콩'이다. 갱년기에는 매끼 콩으로 만든 음식을 포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골다공증과 심혈관계 질환, 암 발생을 예방하는 데 좋다. 다만, 콩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는지 확인한 뒤 섭취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메주콩은 위 속 열을 없애고 혈행을 활발하게 하며, 심성을 부드럽게 한다고 설명한다. 전통혼례 절차 중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메주콩 주머니를 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만 콩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각기 다른 식물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령 갱년기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콩을 섭취한다면 단백질 함량이 5.8%대로 상대적으로 부족한 완두콩보다 메주콩(단백질 36%, 일명 노란 콩)이 좋다. 11월은 메주콩 햇콩이 나오는 시기여서 한창 맛이 좋을 때다.

생콩 섭취 시 가스가 잘 차는 사람은 생콩보다 청국장이나 된장 등 콩을 이용한 발효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된장, 청국장, 춘장 등 콩 발효식품은 체내 흡수가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두부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콩이 아무리 좋아도 이를 삶아서 한 그릇 먹기란 어렵다. 하지만, 두부는 소화흡수율이 95%로 환자식으로도 손색없다. 또, 수분 함량이 82%이기 때문에 콩보다 칼로리가 낮지만(100g에 84㎉), 두부 한 모가 400g인 것을 고려해 양을 조절해주면 된다.

문어 역시 갱년기 여성뿐만 아니라 중년 남성에게도 좋아 갱년기를 함께 이겨내는 부부음식으로 권장된다. 문어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줘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기름진 식단이 우려되는 현대인에게 좋다. 타우린 성분도 풍부해 피로 해소에도 탁월하다.

반대로 갱년기 여성에게 해가 되는 대표적인 음식은 기름기가 많은 육류나 튀긴 음식 등이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 폐경 이전보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량이 늘어나고 혈관이 쉽게 좁아진다.

에스트로겐은 체내 유해 콜레스테롤 축적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갱년기에는 분비량이 줄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

이미 갱년기 증상이 진행된 경우라면 식습관 관리에서만 그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 갱년기도 엄연한 '질환'으로 식단만으로는 개선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미 갱년기가 진행 중인 경우 음식 조절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여겨 치료를 미룬다면 불면과 우울증, 만성피로 등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진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