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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만루탄-양현종 기적S, KIA 8년만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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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6. 9회말 에이스 양현종의 세이브 깜짝 등판까지. 막판까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평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웃은 쪽은 KIA였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6으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패배뒤 파죽지세 4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선발 헥터 노에시의 경기초반 역투와 베테랑 이범호의 빛나는 만루홈런이 주도권을 잡았고 살얼음 승부에선 8회 김윤동, 9회에는 양현종이 뒷문을 틀어막았다. 김기태 KIA 감독은 7-6으로 앞선 9회말 2차전에서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렸다. 내야 실책까지 나오며 1사만루까지 몰렸지만 양현종은 이겨냈다. 대단한 세이브였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MVP(74표중 48표)에 등극했다.

KIA는 2009년 이후 8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품에 안았다. 1차전에서 3대5로 패하며 기선을 제압당했지만 2차전 양현종의 1대0 완봉승을 기점으로 확실한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이후부터는 KIA 페이스였다.

선발 헥터 노에시는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의 아쉬움을 결과적으로 되갚았다. 당시 6이닝 동안 6안타(2홈런) 3개의 4사구,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차전에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리턴매치에서 헥터는 이를 악물고 던졌다. 6회까지는 무실점 역투. 7회에 연속 4안타와 사구로 무려 5실점했지만 선발승을 따냈다. 6이닝 118구 8안타 5탈삼진 5실점.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최고구속 152km를 찍으며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다양하게 섞어 던졌다. 6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니퍼트는 후반기부터 흔들렸던 모습이 포스트시즌에도 계속 이어졌다.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⅓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잠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34⅓이닝 무실점 행진(역대 최고기록)이 무색해졌다. 니퍼트가 흔들리자 두산은 끌겨가는 경기를 할수밖에 없었다.

KIA는 1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 3루주자 이명기가 런다운에 걸려 횡사한 뒤 4번 최형우가 삼진으로 돌아서며 기선제압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3회초 1사 2루에서 3번 로저 버나디나가 선취 적시타를 뿜어낸 뒤 2사 만루에서 결정적인 이범호의 그랜드슬램이 나왔다.

이범호는 니퍼트의 초구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129km)를 잡아당겼다. 까마득히 올라간 타구는 그대로 좌측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m.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던 베테랑. 얼굴을 들지 못했던 선배는 4차전 들어서야 첫 안타를 기록한 뒤 5차전에서 드디어 살아있음을 알렸다.

이날 만루 홈런은 포스트시즌 역대 16번째, 한국시리즈 4번째 기록이다. 이범호 개인으로선 한국시리즈 첫 만루 홈런이었다. KIA는 단숨에 5-0으로 달아나며 기선을 제압했다.

KIA는 6회초에는 김선빈과 이명기의 연속 적시타에 힘입어 2점을 추가하며 7-0으로 달아났다.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두산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7회말 잠잠했던 방망이가 추격전에 불을 당겼다. 8번 양의지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9번 대타 정진호의 좌전안타, 2번 민병헌의 1타점 우전안타, 2번 오재원의 1타점 우월 2루타, 3번 박건우 사구. 이어 5번 오재일이 1사만루에서 2타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6번 에반스의 1타점 우전안타까지 나오자 스코어는 7-5가 됐다. 1사 1,3루에서 7번 최주환의 유격수 땅볼때 3루주자 오재일이 홈을 밟았다. 두산은 7-6, 1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KIA는 8회 무사 1루 위기에서 김윤동이 네번째투수로 올라와 두산 1번 민병헌-2번 오재원-3번 박건우를 삼진-삼진-플라이로 막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9회는 양현종의 원맨쇼였다. 4번 김재환을 볼넷으로 잡아내고, 5번 오재일을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후 조수행을 내야땅볼로 잡아냈으나 3루수 김주형이 실책을 했다. 순식간에 1사 2,3루. 이어 1사만루. 하지만 이겨냈다. KIA는 전신 해태를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1번 진출해 11번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전승 신화를 이어갔다. 김기태 감독은 타이거즈 감독으로는 김응용-조범현에 이어 세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이 됐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