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접전 끝에 7대6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KIA는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선 상황이었다. 다소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순간에 에이스 양현종을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 양현종은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잠실구장에서 끝내겠다는 초강수가 제대로 통했다.
양현종은 최후의 보루였다. 헥터 노에시가 등판했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양현종은 미출장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보통 2차전 선발 투수가 미출장 선수로 등록된다. 그런데 양현종은 이 명단에서 빠진 것. 각종 추측이 나왔다. 실제 김기태 KIA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했다"고 했다. 팀이 지면서 양현종은 등판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현종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다. 균형을 맞추는 귀중한 승리였다.
다시 헥터가 등판하는 한국시리즈 5차전. 이날 경기에 앞서 KIA는 임기영과 팻 딘을 미출장 선수로 등록했다. 6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양현종의 이름이 다시 빠져있었다. 31일은 이동일이기에 하루 여유가 있었다.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양현종이 등판할 수 있었다.
경기 초반 KIA가 쉽게 리드를 가져갔다. 3회초 로저 버나디나의 적시타와 이범호의 만루 홈런을 묶어 5-0을 만들었다. 6회초에는 김선빈과 이명기의 적시타로 2점을 도망갔다. 7-0으로 크게 앞서면서 우승을 눈앞에 둔 듯 했다. 하지만 두산은 7회말에만 무려 6득점을 올렸다. 헥터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KIA의 투수 교체가 다소 늦었고, 구원 투수들 공략에도 성공했다. 필승조가 흔들리면서 모든 자원을 총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양현종이 8회말 몸을 풀기 시작했다. 심동섭, 김세현, 김윤동 등을 총 투입하면서 필승조가 부족했기 때문. 게다가 1점으로 앞선 9회말, 두산 최고 좌타자인 김재환, 오재일이 차례로 등판하는 타순이었다. 고효준, 임기준 등 다른 좌투수들로 막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다.
양현종은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 하지만 오재일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조수행이 번트를 댔고, 3루수 김주형이 송구 실책하며, 1사 2,3루. 허경민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양현종은 박세혁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 후 김재호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잠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