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렇게 비싸다고? 꼭 쳐야겠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는 "실제 경기에서도 꼭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버나디나의 다짐, 바로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우측 외야에 설치된 '스팅어 존'으로 홈런 타구를 날리는 것이었다.
버나디나는 26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면서 홈런 타구를 펑펑 만들어냈다. 전날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날렸던 타격감이 계속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다 '사고(?)'를 쳤다. 그가 날린 타구가 우측 외야로 훨훨 날아가더니 '스팅어 존'에 있던 전시 차량의 선루프에 떨어진 것. 유리 소재의 선루프는 그 충격으로 깨지고 말았다. 타구를 날린 버나디나는 물론 함께 훈련을 진행하던 동료들과 KIA 코칭스태프가 모두 깜짝 놀랐다.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버나디나에게 "차를 시원하게 부쉈다"고 농담을 건네자 즉각 "힘을 좀 아꼈다가 경기 중에 날릴 걸 그랬다"라며 껄껄 웃었다. 그런 버나디나에게 실제 경기에서 '스팅어 존'으로 홈런을 치면 가격이 3900만원(미화 약 3만5000달러)이 넘는 차를 받는다는 사실을 들려줬다.
화들짝 놀란 버나디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정말? 그렇게 비싼 거였나? 그럼 어제 저쪽 팀 타자도 그 차를 받은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버나디나는 두산 오재일이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린 것까지는 알았지만, 부상으로 고급 차량을 받게된 것 까진 모르고 있었다.
오재일이 역대 세 번째로 홈런존을 넘겨 차를 받게된 사실을 들은 버나디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나도 그쪽으로 홈런을 노려봐야겠다. 그러면 팀도 이기고, 차도 받는 거 아닌가"라며 의욕을 보였다. 과연 버나디나의 희망이 이뤄질까.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