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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키점핑타워 축구장, 승리로 장식된 굿바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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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키점핑타워 축구장.'

K리그 클래식 승격 시즌 스플릿 그룹 A행에 성공한 강원FC가 평창에 위치한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번 달 중순부터 올림픽 준비를 위해 스키점핑타워의 대대적인 보강 공사에 돌입한다. 때문에 강원은 8일 인천과의 2017년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를 마지막으로 스키점핑타워 축구장과 이별한다. 강원은 춘천 송암레포츠타운 주경기장으로 옮겨 스플릿 그룹 A 홈 2~3경기를 치르게 됐다.

말고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4경기부터 올 시즌 16경기까지 20경기를 치른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은 올림픽 사후 방안의 롤 모델로 각광을 받았다. 스키점프대와 축구장의 만남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문을 연 올 시즌, 이곳저곳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 축구전용구장으로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하기 힘들었다. 샤워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았던 라커룸을 비롯해 1층에서 엘리베이터 또는 도보를 통해 3층까지 올라가야 하는 선수들의 동선 등 낙후된 시설 속에서 이번 시즌 홈 경기가 치러졌다.

시즌 개막 이후에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그라운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쌓였던 눈이 녹지 않아 선수들이 딱딱한 그라운드 위에서 뛰어야 했다. 부상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 악취도 심했다. 그라운드 옆으로 밀어냈던 눈과 오물이 뒤섞이면서 악취에 선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논란이 일자 강원도개발공사와 평창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그라운드를 빠르게 정상화 시켰다. 선수들이 축구는 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을 돌려놓았다. 다만 안전시설 미비와 플라스틱 의자 관람 등 팬을 위한 시설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팬은 점차 적응해나갔다. 평창, 그것도 수려한 경관과 함께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즐기는 듯했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프로축구가 열림에도 꾸준하게 2000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의 마지막 경기는 승리로 장식됐다. 디에고가 펄펄 날았다. 디에고는 후반 19분 교체투입된 지 1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35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내 정조국의 추가골을 도왔다. 강원은 2대0으로 승리했다.

'굿바이'를 외친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 다시 축구장으로 활용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원은 내년 시즌 모든 홈 경기를 춘천에서 치르기로 춘천시와 합의를 마쳤다. 사무국 전원이 춘천과 강릉 사무실로 이전한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