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 복귀를 택했을때, 기자회견에서 던져진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NC 다이노스와의 라이벌 구도였다.
이대호는 올해 처음으로 NC를 상대했다. 해외 진출 이후 NC가 창단했기 때문에 이전에는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롯데의 간판 선수이자 상징적인 존재인 이대호에게 NC와 관련한 질문이 주어진 까닭은 묘한 라이벌 구도와 연관이 있다.
NC가 창단하기 전까지는 경남 연고권도 롯데가 가지고 있었다. 마산구장은 롯데가 쓰는 제 2 구장이었다. 마산구장의 열정적인 관중들과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도 많았다. 그래서 NC가 창원을 연고지로 하고, 마산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지역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롯데가 지난 3년간 상대 전적에서 밀렸다. NC의 1군 진입 첫 해였던 2013년에는 8승2무6패로 앞섰지만, 이후 7승9패, 5승11패 그리고 1승15패까지 밀렸다. 그래서 이대호가 복귀했을때 NC에 대한 질문이 던져진 것이다.
이대호는 당시 이렇게 답했다. "롯데가 NC 상대로 안좋았던 것을 알고있다. 이제는 그렇게 지지 않을 것이다. 지역 라이벌 아닌가.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창원에 롯데팬들이 많이 있었다. NC가 잘하는 팀이지만, 롯데팬들도 여전히 있다. 창원구장이 아닌 사직구장으로 팬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 약속은 지켜졌다. 롯데는 올해 NC를 상대로 9승7패로 역전에 성공했고, 그중에서도 이대호는 NC전 성적이 가장 빼어난 선수였다. 상대 타율 3할8푼2리(55타수 21안타) 5홈런 14타점으로 NC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이대호에게 너무 많이 맞아 4위를 한 것 같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이유다.
때문에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를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미쳐야 할 선수'로 꼽았다. 팀의 중심이자 경험이 가장 많은 타자에 대한 굳은 신뢰다.
남다른 각오로 맞이한 NC를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된 만큼 이대호의 마음가짐은 특별하다. 이대호는 "롯데는 몇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NC는 우리보다 경험이 많다고 생각한다.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고 긴장 안하는 플레이를 하겠다"면서 "경남팬들에게는 축제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웃으면서 해보겠다. 팬들도 즐거운 모습으로 응원해주실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