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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정, 보트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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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속설에 '모7 기3'이라는 말이 있다. 경정 경주의 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모터 성능이 70%, 선수 기량이 30%라는 말이다. 그 만큼 경정 경주에서 모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대표적인 모터로는 현 랭킹 1위인 66번(승률 77.9%, 연대율 92.6%, 삼연대율 94.1%) 모터다. 66번 모터는 뛰어난 직선력과 순발력으로 스로틀(가속) 레버를 잡고만 있어도 결승선에 제일 먼저 도착한다고 할 정도로 그 성능이 뛰어나다. 그 뒤를 이어 97번(승률 51.4%), 44번(승률 44.8%), 31번(승률 41.2%), 114번(승률 40.3%) 모터 등도 꾸준한 성적을 내며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경정 모터는 2년에 한 번씩 전체 교체를 하는데 새 모터가 들어오는 교체 초반에는 모터기력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터 교체 2년차가 되면 모터기력에도 변화가 오게 되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모터 성능이 뛰어난 대표적인 모터들은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모터들은 보트와의 궁합에 따른 성적변화를 보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보트의 중요성이 현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예로 1번(승률 37.3%) 모터는 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중상급 모터로 2016 시즌 여왕전에서 박설희(3기)와 호흡하며 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8회 1일차 2경주 온라인스타트 경주에 출전해 1코스 소개항주 6.99초로 우승이 유력했지만 함께 한 53번 보트(승률 12%, 랭킹 90위)가 모터의 기력을 받쳐주지 못하며 인기 순위 1위였던 장수영은 3착에 그쳤다.

지난 33회차에서 심상철이 사용하여 세 경주 모두 1착 한 7번 모터도 승률 33.7%, 연대율 53.5%, 삼연대율 71.0%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32회차에서 김희용이 사용한 후 단 한 차례도 2위권 입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코스도 좋고 소개 항주 및 스타트 타임에서도 좋은 기록을 보여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그때 함께 한 13번 보트(승률 16% 랭킹 80위)의 영향으로 1턴에서 모터기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밀리면서 순위권 밖의 성적을 보였다.

반대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보트도 있다. 현 보트 랭킹 1위인 89번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초 8회 1일차 1경주 온라인 경주에 출전한 89번 보트는 소개항주 7.11초로 출전선수 중 세 번째를 기록했다. 5코스에 출전한 박설희가 7.05초로 인기를 모았는데, 선회형으로 분류되는 김정구(2기)가 4코스에서 과감한 휘감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 함께 한 157번(승률 20% 연대율 38% 삼연대율 58%) 모터는 8월 들어 기력 향상을 보이며 좋은 성능을 자랑했지만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보이지 못했는데 89번 보트의 좋은 수면 마찰력으로 1승을 챙겼다.

보트 랭킹 2위를 기록 중인 5번 보트도 89번 보트에 착순점은 다소 밀리지만, 승률 34%, 연대율 53%, 삼복승 63%로 나머지 부분에서는 우위를 점하는 보트다. 5번 보트의 진가는 21회 1일차 10경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출전 선수는 이지은(27·14기·B2), 모터는 57번(랭킹 45위 승률 16%, 연대율 39%, 삼연대율 58%)으로 평범한 기력을 보이고 있었다. 출전 선수들 간 현격한 기량차이가 드러난 편성으로 소개항주 7.33초, 5코스라면 사실상 이지은의 순위권 입상을 기대하기 힘든 편성이었다. 하지만 이지은은 김효년(2기)이라는 강자를 앞에 두고 과감한 휘감아찌르기 전개로 당당하게 2착에 입상, 쌍승 51.3배를 기록했다. 경주를 분석해 보면 보트와 수면에서의 마찰력이 좋은 상태로 밀림 없는 선회가 되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78번, 26번, 45번, 33번, 17번, 73번, 74번 보트 등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출전경주에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보트 특성상 한 번의 전복이나 파손이 발생한다면 보수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보트 무게 내지는 변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경정 특성상 모터기력이 승패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트의 수면 마찰력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보트 성적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선수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