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최근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이제 팀의 가을 야구와 재계약을 위해 달린다.
로맥은 지난 5월 대니 워스를 대신해 팀에 합류했다. 올 시즌 KBO에 오기 전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엘 파소에서 뛰었는데, 25경기에서 무려 11홈런을 쳤다. SK는 '홈런'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맥을 택했다. 5월 18경기에서 7홈런을 때려내며 화끈하게 데뷔했다. 이후 타율이 바닥을 쳤고, 결국 7월13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특유의 성실함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9월 들어 타율 3할9푼2리(51타수 20안타), 10홈런, 14타점으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SK는 막강한 공격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5위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로맥의 공헌도가 컸다. 지난 9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치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곧바로 10일 경기에서도 귀중한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다. SK는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넥센에 2연전 싹쓸이 승을 거뒀다. 로맥의 홈런포는 지칠 줄 모른다. 최근 10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쳤다. 벌써 29홈런을 기록 중이다. 시즌을 5월에 시작하고도, 홈런 부문 공동 7위에 올라있다. 타율(0.241)에 비해 좋은 성적이다.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로맥은 재계약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서 계속 뛰는걸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잔여 경기 활약이 중요하다. 만약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성실함을 갖추고 있는 게 플러서 요인이다. 로맥은 2군에 다녀온 뒤 확 달라졌다. 그는 "올 시즌 유독 투수 방향으로 어깨가 많이 쏠렸다. 평상시에도 나오는 안 좋은 버릇이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 많이 고쳐졌다. 안 좋았을 때, 정경배 타격 코치와 많은 걸 해보고 노력했다. 훈련한 게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좋은 공들이 잘 보일 때도 있다"고 했다. 2군 경험에 대해선 "좋은 경험이었다. 1군에선 뭔가 해보려고 해도 잘 안 됐다. 2군에서 편한 마음으로 해보고 싶은 걸 쏟아내다 보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변하려 하고 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 특타를 자청하기도 한다.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인 부분. 하지만 정작 로맥은 "외국인으로서가 아니라 야구 선수로서 단점을 고쳐야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칠 수 있다면, 시간이 들더라도 해야 한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로맥은 "한국에서 계속 뛰고 싶다. 가장 갈망하는 꿈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맥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멀리 보지 않고, 1구, 1구 집중해서 최선을 다 한다면 분명 가을 야구가 가능할 것이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시즌 막판 반등에 성공한 로맥의 '코리안 드림'은 계속 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