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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온열질환]한여름에 '뇌졸중' 사망? 온열질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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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오후 3시30분경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모 식당에서 조경 작업을 하던 고모(50)씨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날 사망했다. 고씨의 사망원인은 '열사병'에 의한 온열 질환이다.



온열질환은 무더운 날씨가 원인인 질환으로 어지럼증, 발열, 구토, 근육 경련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 급증하는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열사병', '일사병', '열경련', '열탈진' 등이 있다. 이외에 '일광화상'과 '뇌졸중'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날씨가 추운 겨울철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뇌졸중 환자는 한겨울보다 한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무더운 여름에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보편적인 질환들이지만 발병원인과 대응법, 예방법에 대해서는 부주의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심폐소생술'처럼 간단한 상식만 갖춰도 나를 위한 예방은 물론, 내 가족과 주변사람들의 위험도 막을 수 있다.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온열질환들은 무엇이 있는지, 예방법과 대응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온열질환자는 총 5910명에 달하며, 이 중 58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자는 8월 첫째 주(1365명)와 둘째 주(970명)에 가장 많이 (39.5%) 발생했다.

올해에도 6일 현재 온열질환 환자수는 1091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성환자(863명)가 여성환자(228명)보다 4배 가까이 많고, 50대가 25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40대 181명, 60대 148명, 30대 129명, 70대 118명 20대 107명 등 사실상 전연령층에서 1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박현경 강동경희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남녀에서 동일한 비율로 전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4세 미만의 어린이, 75세 이상의 노인, 만성 질환자, 알코올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심장약이나 이뇨제 복용자 등은 체온조절 기능이 약하고 쉽게 탈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사병과 열사병, 차이는 땀!

여름철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두 질환의 차이는 크게 땀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일사병 환자의 경우 땀이 많이 나지만, 열사병 환자의 경우에는 땀이 나지 않는다.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불리는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수분이 과도하게 배출되며 체액부족으로 우리 몸이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수분과 전해질 소실에 의해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열사병은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형성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특히, 매우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주로 발생한다. 체온조절중추 기능의 마비로 여러 장기의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40℃ 이상의 고열과 혼수가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김기덕 대전 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은 "일사병은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 회복될 수 있지만, 열사병은 사망률이 최소 30%인데다 치료의 골든타임인 2시간을 놓치면 100%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사병 환자는 시원한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하고, 의식이 있고 구토 증세가 없다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하면 좋다"며 "열사병 환자는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시원한 곳에서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피해 또한 25.8%에 이른다. 따라서 일조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커튼 등을 이용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는 등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지수 높을 땐 '화상'도 주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햇빛이 강해지면서 '일광화상'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여름철(6~8월)에 일광화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전체의 65%로 가장 많았다.

일광화상은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서 피부가 붉어지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말한다. 심한 경우, 통증이나 부종, 물집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박린 강동경희대학교 교수는 "일광화상은 자외선 B에 의해 발생한다"며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억지로 벗겨내지 말고 보습로션을 자주 바르고, 오이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광화상을 막기 위해서는 뜨거운 햇볕아래에 오래 있지 않도록 주의하고 자외선 차단제는 꼭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하루에 2~3번은 사용해야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15 이상인 것을 사용하고 자외선 화상 경험이 있는 사람은 차단지수 30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피부가 예민한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도 있으니 본인 피부 타입에 맞는 차단제 선택이 필요하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30분 이상만 야외활동을 해도 4~8시간 후에 노출부위가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생긴다. 24시간 후에는 증상이 가장 심해진다. 3~5일이 경과하면 증상이 완화되면서 일광화상 부위에 색소침착이 나타났다가 서서히 옅어진다.

안규중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찬물이나 얼음으로 증상 부위를 차갑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국소 스테로이드제제 연고를 처방받아 바르면 급성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한겨울보다 한여름이 더 위험

흔히 '겨울철 불청객'으로 알려진 뇌졸중은 사실 한여름에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중앙대학교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월별 뇌졸중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 환자 수가 12월 58만9187명, 7월 59만6120명으로 나타났다.

보통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은 겨울철에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빨라지면서 혈관이 터져 발생하게 된다. 이에 반해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저하돼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한 세포에 혈액 공급이 느려지면서 체내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해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무더위로 인한 탈수 또한 뇌졸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땀의 과도한 분비와 활동량 증가로 몸속 수분이 급격히 줄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소위 '피떡'이라고 부르는 '혈전'이 발생하기 쉬워지고 이로 인해 혈관이 막히면서 뇌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온이 높은 외부로 나가는 경우나, 찬물에 목욕을 오래하다가 갑자기 외부로 나올 경우에도 급격한 체온 변화로 인해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힐 수 있다.

김정민 중앙대병원 뇌졸중클리닉 교수(신경과)는 "'뇌졸중'은 사계절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여름철에는 탈수 또는 염증 반응으로 인해 혈전이 발생해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가족 중에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여름철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2.1%씩 증가한다. 미국심장학회도 기온이 32도 이상 되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66%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름철 뇌졸중 예방을 위해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두 시간 간격으로 한 잔씩, 외출 전후나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2컵 이상 마셔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실내외 온도 차는 1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며, 물놀이 시 충분한 준비운동 후에 물에 들어가도록 한다. 특히, 휴가지에서는 3시간 이내에 뇌졸중 환자를 진단 및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는 의료기관을 사전에 알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훈 부산 영도병원 가정의학과 부장은 "온열질환은 기온과 햇빛에 민감한 질환이기 때문에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폭염특보 등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을 느끼면 가까운 무더위 쉼터나 실내, 그늘 등에서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온열질환자 중 절반가량은 야외 작업이나 농사 중 발생함에 따라 되도록 무더운 여름날에는 삼가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온열질환으로 장시간 땀을 흘리면서 전해질이 부족한 물만 마신 경우에 발생하는 '열피로', 고열에 노출돼 혈관이 확장되며 뇌혈류의 부족으로 정신을 잃는 '열신신', 현상이다. 열실신과 열피로 증상이 있을 경우 서늘한 곳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의식이 있고 구토가 나지 않으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열부종'은 열에 노출된 후 수일 동안 손과 발이 붓는 것으로 주로 열에 적응이 안된 노인들에게 잘 나타난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아도 수일 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열경련'은 주로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땀을 과도하게 흘린 후 부족한 수분을 전해질이 없는 물로만 보충했을 때 일어난다. 열부종처럼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원한 그늘에서 염분을 포함한 이온음료를 충분히 공급해주면 증상이 사라진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6대 수칙

1.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되도록 야외 작업이나 운동을 피한다.

2. 피치 못하게 외출이 필요한 경우라면 선크림을 바른 후 양산이나 모자를 챙겨서 나간다.

3. 2시간마다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곳에서 휴식을 취해주고, 목이 마르지 않도록 시원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신다.

4. 진한 색의 꽉 끼는 옷을 피하고 가능한 밝은 색깔, 통풍이 잘되는 소재의 옷으로 헐렁하게 입는다. 쿨 팔 토시와 스카프 등 냉각기능을 갖춘 보조제품도 도움이 된다.

5. 과식을 피하고 대사로 인한 신체내부 열발생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중심으로 소량 섭취한다.

6. 온열질환 의심환자 발생 시 그늘이나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119에 신고한다. 의식이 명료하지 않을 때는 입으로 물이나 음식물을 먹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