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클래식 플랜.' 그 핵심은 바로 권용현이다.
지난달 25일 권용현이 클래식 제주를 떠나 챌린지(2부 리그) 경남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였다. 경남은 '원클럽맨' 김도엽을 보내면서 권용현을 품에 안았다.
K리그 이적시장이 술렁였다. 의문은 두 가지. '경남은 왜 원클럽맨 김도엽을 보냈는가.' 그리고 '어떻게 경남이 권용현을 품에 안았는가.' 두 질문에 답은 결국 하나다. 경남의 '클래식 플랜'이다.
경남은 승점 48점으로 챌린지 단독선두다. 2위 부산(승점 41)과의 격차는 승점 7점. 최근 흐름도 좋다. 2연패 후 2연승이다. 이대로라면 클래식 직행도 꿈은 아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위험요소가 있었다. '주포' 말컹의 득점포가 식었다. 11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주도하던 말컹, 6월 4일 부천전을 끝으로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패턴이 읽혔다는 지적이다. 경남은 그간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타깃은 말컹이었다. 말컹도 저돌적인 돌파와 호쾌한 슈팅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김종부 감독은 해법을 모색했다. 두 장의 카드를 꺼냈다. 트윈 타워와 측면 강화였다.
트윈 타워부터 갖췄다. 1m93의 장신 김근환을 영입했다. 김근환은 수비수지만 공격까지 아우르는 팔색조다. 김근환의 가세로 말컹에 쏠린 부담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공수에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측면이다. 측면이 살아야 높이도 팀도 산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 그래서 찾은 게 권용현이었다.
권용현의 경남행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사건이었다. 만약 둥지를 옮긴다면 행선지는 수원FC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수원FC 역시 권용현을 노렸다. 하지만 경남이 한 발 앞섰다.
경남의 절박함, 클래식 직행 시나리오를 위해 '원클럽맨' 김도엽과의 작별까지 감수했다. 경남과 김도엽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경남은 김도엽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부상으로 재활중이던 김도엽은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그리고 다신의 빈 자리를 채울 선수가 권용현이라는 점에 안심 했다. 그리고 클래식 무대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싶은 열망도 있었다. 결국 선택은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권용현을 손에 넣으며 경남은 '클래식 플랜'에 방점을 찍었다. 권용현은 알짜 중의 알짜다. 1m70-65kg으로 큰 체구는 아니지만 빠르고 다부지다.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돌파력도 뛰어나 상대 수비를 허무는 데 일가견이 있다. 체력도 좋아 90분을 쉽없이 질주한다. 측면과 최전방까지 소화할 수 있기에 김 감독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권용현의 가세로 인해 말컹의 부활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권용현은 5일 안산과의 챌린지 23라운드를 통해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