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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롤러코스터 행보, 홈런으로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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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고공행진을 달리던 SK 와이번스가 흔들리고 있다. 마운드는 물론이고, 공격력도 주춤하다.

SK가 시즌 초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건 화끈하게 폭발하는 타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막 6연패에도 불구하고, 연패를 최소화하면서 연승을 길게 가져갔다. 고르게 터지는 홈런은 SK의 가장 큰 강점이었다. 개막전부터 4월까지 26경기를 치르면서, 47홈런으로 압도적 1위였다. 또한, 이 기간 144득점을 쓸어 담으며, 3위에 올랐다. 분명 영양가 있는 홈런을 많이 때려냈다. 5월도 38홈런(1위)을 치면서, 132득점(3위)을 기록했다. 5월까지 팀 OPS는 0.800(출루율+장타율)로 1위를 마크했다. 다만 장타율 0.459(1위)에 비해 출루율 3할4푼1리(7위)는 다소 초라해보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홈런 의존도가 높다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타율이 낮더라도 득점에 기여할 수 있는 OPS가 높다. 타율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SK는 OPS 1위를 바탕으로, 5월까지 팀 득점 276개로 이 부문 2위였다. 6월에는 팀 홈런(50개·1위)에 비해 득점이 133개(9위)로 다소 낮았다. 그러나 월 팀 평균자책점 1위(4.23)를 앞세워 빠르게 승수를 쌓았다. 6월이 끝난 시점에서 SK는 3위에 올라있었다. 2위 NC 다이노스와는 단 4.5경기 차. 그러나 7월 8승15패로 휘청이더니, 현재 6위까지 추락했다. 물론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짧은 연승과 연패에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투수력과 타력을 봤을 때, SK에 위기가 찾아온 것만은 확실하다.

일단 선발 싸움에서 밀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최고 페이스였던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졌다. 메릴 켈리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한 경기를 책임져줄 투수가 부족했다. 게다가 집단 마무리 체제까지 흔들렸다. 믿었던 베테랑 박희수가 최근 경기에서 계속 실점하고 있다. 신재웅, 정영일 등 새로운 카드로 뒷문을 메워야 하는 시점이다.

여기에 공격력도 부진하다. 7월 이후 팀 OPS는 0.785로 리그 7위에 그치고 있다. 대량 득점을 하는 경기도 있었지만, 침묵하는 경기도 많았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OSP가 0.799로 리그 5위까지 추락했다. 출루율이 3할3푼9리(8위)로 현저하게 떨어져있다. 그 만큼 장타 의존도가 크다는 방증이다. 팀 타율도 2할6푼2리로 최하위가 됐다. 세밀한 면이 부족하다. 시즌 초 많은 출루로 활약했던 조용호는 최근 10경기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노수광도 10경기에서 타율 2할1푼7리(23타수 5안타). 전체적으로 흐름이 답답한 모양새다.

SK는 홈런이 나오지 않은 20경기에서 3승17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은 1할5푼에 불과하다. 리그에서 가장 적은 64홈런을 치고 있는 kt 위즈도 무홈런시 승률이 2할7푼1리다. 팀 컬러가 다르기에 직접적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SK의 공격은 그 정도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실제 성적이 보여주듯이 장타력이 시즌 내내 유지될 수는 없다. SK의 장타율(0.460)은 3위까지 하락했다. 다른 공격 루트가 꽉 막혀있다면, SK의 비상도 쉽지 않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