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을 영입한 KIA 타이거즈, 이제 완벽한 한국시리즈 우승 후보로 거듭난 것일까.
KIA가 승부수를 던졌다. 선수 계약 앙수, 양도 마감일인 7월 31일 넥센 히어로즈와 2대2 트레이드를 했다. 김세현과 유재신이 KIA 유니폼을 입고 좌완 이승호 손동욱이 넥센으로 갔다.
핵심은 KIA의 김세현 영입이다. KIA는 "약점인 불펜 보강 차원"이라고 자세를 낮추지만, 정규시즌을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그림이다. KIA는 리그 최고를 자랑하는 타선, 선발진을 갖췄지만 불펜이 아킬레스건이었다. 양적, 질적 안정감이 떨어진다. 불펜 때문에 여러차례 낭패를 당했다. 타선의 힘으로 약점을 상쇄했지만 포스트 시즌, 단기전은 다르다. 치열한 승부 불펜 난조로 1경기 승리를 날리면, 시리즈 전체 향방이 갈릴 수 있다.
일단 KIA 입장에선 김세현 영입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150km의 빠른 공을 비교적 안정되게 뿌릴 수 있는 투수다. 올해 1승3패7홀드10세이브-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했다고 해도, 지난 시즌 KBO리그 세이브왕이다. 1위팀에 와 더욱 동기부여가 되면 충분히 부활이 가능하다. 최악이었던 시즌 초반에 비교하면, 최근 공이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이런 투수 1명이 가세하는 건 큰 차이다. 당장 김세현이 세이브-홀드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승조 투입 타이밍에 믿고 쓸 수 있는 투수가 가세해 필승조의 과부하를 덜 수 있게 됐다. 이게 KIA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효과다. KIA는 최근 승부처에서 김윤동이 전천후 활약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최악의 상황도 대비는 해야한다. 올해 6.83의 평균자책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김세현이 넥센에서 좋지 않았을 때의 모습을 KIA에서도 보여준다면, 승부수를 던진 KIA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늘 치열한 후반을 보내는 KIA임을 감안할 때, 김세현이 1위팀 필승조로서의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어찌됐든 KIA는 김세현과 함께 김윤동, 임창용, 심동섭 등으로 필승조를 꾸려야 한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고 가정할 시, 선발 4명이 필요하다. KIA는 마땅한 5선발이 없기에 나머지 선발 요원 중 불펜으로 돌릴만한 선수도 없다. 현재 엔트리에 홍건희, 김명찬, 임기준, 박진태 등의 불펜이 있지만 냉정히 큰 경기 투입시 활약을 장담하기 힘든 선수들이다.
이제는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필승조의 교통 정리도 필요해 보인다. 큰 경기 부담감을 감안해 경험 많은 임창용을 고정 마무리로 돌릴 지, 세이브왕 출신의 김세현을 맨 뒤로 뺄 지, 김윤동으로 밀고나갈 지는 코칭스태프의 선택이다. 정규시즌 선수들의 구위와 컨디션 등을 감안하며 시험할 것이다. 다만, 확실한 체제로 어느정도 실전 경험을 쌓아야 향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불펜이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