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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로맥, 다시 높아지는 구단의 기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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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팀이 기대했던 시나리오다.

SK는 최근 외국인 타자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2014년 루크 스캇은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으로 부진한 끝에 퇴출됐다. 무엇보다 감독과 불화를 일으켰다. 2015년 앤드류 브라운, 2016년 헥터 고메즈가 모두 구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영양가가 높지 않았다. 고메즈는 유격수로 수비가 불안했다. 올 시즌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니 워스는 한 번도 유격수 수비를 소화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그 대체 카드로 데려온 것이 바로 로맥이다.

로맥은 복귀와 함께 많은 장타를 때려냈다. 5월 한 달간 15안타를 쳤는데, 그 중 7안타가 홈런이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거침없이 홈런을 쏟아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듯 했다. 공을 지켜보며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6월 타율 1할5푼6리(96타수 15안타)로 부진했다. 출전 기회가 줄어들더니, 지난 7월13일 처음 1군에서 말소됐다. 재조정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으나, 10일은 채운 뒤 곧바로 로맥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콜업 당시 힐만 감독은 "한국에 온 뒤로 스윙이 가장 좋다"며 흡족해 했다.

로맥은 7월23일 마산 NC전에서 무안타에 그쳤으나, 이후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7월2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2홈런, 4타점을 몰아쳤다. 그리고 최근 3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쳐줬다. 28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추격의 투런포를 쳤고, 29일 경기에서 3회 2루타를 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30일 경기에선 팀이 비록 패했으나, 로맥의 8회 적시타는 결승타가 될 뻔 했다. 특히, 그동안 약점을 보였던 언더핸드 투수(배장호)를 상대로 친 귀중한 안타였다. 1군에 복귀한 뒤 7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28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일단 로맥의 성적을 우연으로 보진 않고 있다. 힐만 감독은 "로맥이 2군에 내려가서 타격을 할 때의 스탠스를 넓히고, 단단히 고정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우중간을 커버하는 타구가 나오고 있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전형적인 풀히터지만, 우측 방면으로도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는 얘기다. 힐만 감독은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로맥이 라인업에 있으면, 다른 선수들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로맥의 임무가 하나 더 늘었다. 좌투수가 등판했을 때, 1번 타자로 타석에 서고 있다. 7월27일 광주 KIA전에서 좌완 양현종을 상대로, 7월31일 인천 롯데전에서 좌완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 1번 타자로 출전. 7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비교적 제 몫을 해냈다. 앞으로도 강한 1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로맥의 반등은 기복이 있는 SK 타선에 힘이 될 수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