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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넥센의 상식 밖 트레이드 행보, 뭐가 숨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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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뜯어봐도 '급'이 맞지 않는다. 찝찝함이 계속 남는 트레이드다.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 마감일, 깜짝 선수 교환 소식을 발표했다. 양 구단은 김세현-유재신과 이승호-손동욱 2대2 트레이드를 31일 발표했다. 사실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취약점인 불펜 보강에 혈안이라는 소문은 야구계에 파다했었고, 김세현이 최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가장 유력한 영입 후보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따라서 김세현이 KIA로 가는 건 어느정도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반대급부다. 이승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KIA 지명을 받은 좌완 유망주다. 경남고 시절 뛰어난 투구를 했다. 그래도 아직은 고졸 신인이다. 손동욱 역시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KIA의 선택을 받은 좌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렇다 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좌완 유망주를 더 보유하게 됐다"고 평가했지만, 이들을 영입하려 김세현을 내준 건 가히 '충격적'이다. 올시즌 초반 구위가 안좋았다고 하지만,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150km에 가까운 구위가 살아있다. 그리고 김세현은 지난해 KBO리그 세이브왕이다. 소위 말해 이승호와 손동욱과 비교하며 '클래스'가 다르다. KIA 뿐 아니라 다른 어떤 팀도 김세현을 준다고 하면, 유망주들을 선뜻 내줬을 것이다.

유재신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선수다. 빠른 발로 1점 짜내기 야구에는 최고인 자원이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그런 1점 생산 야구가 매우 중요한데, 이 때 꼭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넥센이 맥없이 KIA에 줄 카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2대2 트레이드를 정상적으로 바라보는 야구인들은 단 1명도 없을 것이다. 아무 대가 없이 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면, 넥센은 그저 KIA에 자원 봉사를 한 꼴밖에 안된다. 아무리 유망주 수집 핑계를 대도, 이건 현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 건 하나면 모른다. 넥센의 비정상적 트레이드의 정점을 찍었다고 봐야한다. 첫 트레이드는 지난 3월 강윤구와 김한별 트레이드였다. 당시, 김한별은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그래도 강윤구는 들쭉날쭉한 면이 있어 "고 단장이 어렸을 때부터 봐온 투수가 김한별"이라는 넥센의 말을 어느정도 믿을 수 있었다.

이후 넥센의 행보는 더욱 대담해졌다. 지난 5월 김택형을 SK 와이번스에 내주고 김성민을 데려왔다. 같은 좌완인데, 아무리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택형이라고 해도 김성민과 1대1 비교는 불가한 상황이었다. 이 때부터 넥센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다른 대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이 소문을 스스로 키운 건 넥센이었다. 이번 달 초 4번 타자 윤석민을 kt에 내주며 데려온 선수가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였다. 그리고 31일 김세현 트레이드까지 터졌다. 이제는 "유망주를 보유하게 돼 기쁘다"는 넥센의 변명같은 설명이 반복되는 게 더 큰 찝찝함을 남긴다.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장사를 하며 유망주를 보유해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