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를 마친 배우 김지원을 만났다.
김지원은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다.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부터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상속자들'92013) '태양의 후예'(2016) 등 언제나 똑 부러지고 강단있지만 빈틈 또한 없는 캐릭터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에 캐스팅 됐을 때는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쏠렸다. '쌈 마이웨이'는 김지원의 첫 주연 도전작이었고 최애라 캐릭터 자체도 그동안 김지원이 보여줬던 것과는 180도 다른, 발랄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소화하는 건 처음이다. 부담과 걱정이 된 건 맞다. 좋은 분들이 함께 하신다고 하니까 기대가 많이 됐다. 대본이 워낙 재밌어서 어떻게 하면 재밌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김지원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최애라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우려를 말끔히 지워냈다. 최애라는 아나운서 지망생이지만 현실은 백화점 인포데스크 직원으로 살아가는 인물. 하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블루오션인 격투기 아나운서로 새로운 꿈을 찾아나섰다. 현실에 기죽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최애라의 여정에 시청자는 많은 응원을 보냈다. 이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 연기도 선보였다. 고동만 역을 맡은 박서준과의 남사친 여사친 로맨스를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설렘을 전하며 모두가 응원하는 커플로 거듭났다.
"늘 작품하기 전에는 예상할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재밌는 작품을 선택해서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다. 나는 사실 그렇게 오래된 남사친은 없다. 그래서 공감이라기 보다는 이런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해주시더라."
사실 최애라와 고동만의 로맨스가 더욱 특별했던 건 서로 이성적인 끌림을 느끼면서도 '친구사이'라고 우기며 밀당을 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모두가 알고 둘만 모르는 연애'라며 설렘을 표했다.
"진짜 발전 가능성이 없는 게 남사친 아닐까 싶다. 나는 사실 대본 보면서 '사랑이네' 그랬다. 나는 그게 재미라고 생각하긴 한다. 우린 친구라고 하는데 주변 모두가 알고 둘만 모르는 연애가 초반의 재미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
그렇다면 김지원이 꼽은 최애라와 고동만의 매력은 뭘까.
"내가 봤을 때 동만이는 어떨 땐 초딩같기도 하고 어떨 땐 상남자 같기도 하고 훅훅 바뀌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격투기 하는 모습도 너무 멋있었다. 몸도 잘 쓰고 자기 여자도 잘 챙기고 하는 모습이 복합적으로 매력적이었다. 애라는 솔직 당당함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뒤끝없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특별히 이상형이 없어서 그런지 작품할 때마다 남자 캐릭터가 다 멋있어 보인다. 고동만이 제일 멋있어 보인다."
'쌈 마이웨이'는 화제성과 시청률,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었다. 시청률 면에서는 5월 22일 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2배 가량 뛰어올랐고 결국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화제성 면에서도 네이버 TV 캐스트 클립 조회수가 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작품성 면에서는 이 시대 청춘들을 위한 마지막 찬가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주연배우로서 김지원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뭘까.
"워낙 밝고 즐거운 분위기의 드라마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본이 워낙 재밌는 자면이 많았다. 클립 영상을 보고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더라. 네 명의 조합이 참 좋았다. 우리는 초반에 2주 정도 낯 가리고 확 친해졌던 것 같다. 그러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다들 성격이 좋아서 많이 친해졌다. 남일바에서는 나중에 여기 와서 맥주 한잔 하고 놀고 싶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 초반에 부산 촬영이라 맛집 탐방을 다녔다. 재홍 오빠가 음식에 정말 관심이 많아서 맛집을 찾아다녔다."
김지원은 "아직 배우라는 이름은 나에게 무거운 것 같다. 배우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스스로에게 야박한 점수를 내렸다.
"50점 정도인 것 같다. 긴 작품을 탈없이 잘 마쳤다는 점에서는 50점이고 다른 걸 더 채워야 한다는 부분에서 50점이다. 현장에서는 최선이었지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생기니까 늘 50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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