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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회식보다 강력했던 조진호 감독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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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

23일, 부산과 부천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부천종합운동장.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조진호 부산 감독이 고개를 푹 숙였다. 최근 부산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부산은 종전까지 11승5무5패(승점 38)를 기록, 2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7월 1일 이랜드전에서 3대2로 승리한 뒤 2연패에 빠졌다. 특히 15일 치른 '1위' 경남과의 맞대결에서는 전반 25초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1대2로 패했다. 조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렸다. 메모지를 찾기 위해 잠시 벤치에 갔는데, 그 사이에 선제골을 내줬다. 나도 당황스러웠다"고 돌아봤다.

2연패. 선수들이 흔들렸다. 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쇠고기 회식'도 했지만, 한 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조 감독은 "2연패를 하니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며 "경남전이 끝난 뒤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그동안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부천전을 앞두고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만 했다. 상승세의 부천을 만나 부담스럽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우려와 달리 부산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펄펄 날았다. 전반 13분 김문환, 전반 43분 이정협이 연달아 부천의 골망을 흔들며 리드를 잡았다. 후반에는 부천의 파상공세를 이겨내며 2대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부담이 있었을텐데 정말 잘해줬다. 선수들의 능력을 믿었다. 그 능력을 발휘하면 우리가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2연패를 잘 이겨냈다. 공수 완벽한 경기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골맛을 본 이정협 역시 "감독님께서 많이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우리가 죄송해서 더욱 열심히 했다"며 활짝 웃었다. 원정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부산은 8월 6일 안양전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한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성남이 3대0 완승을 거뒀다. 성남 김동찬은 전반 10분, 46분, 후반 3분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안산과 대전의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대전이 전반 19분 크리스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안산이 후반 34분 정경호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