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상표권 사용료 수정안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
단, 계약서를 금호타이어가 금호산업에 사용료로 매출액의 0.5%를 주는 것으로 변경하더라도 채권단이 차액을 보전할 방침이다.
23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상표권 사용협상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두고 더블스타와 협의하고 난 뒤 다음 주 초 주주협의회를 열어 채권단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박삼구 회장의 수정 제안에 대한 마지막 입장이 될 전망이다.
앞서 금호산업은 이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안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도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단서를 달았다.
'기업 회계 원칙과 거래 관행상 정해진 정상적인 방법으로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라'는 내용이다.
채권단의 기존 제안은 12년 6개월간 더블스타와 박 회장의 사용 요율의 차이인 0.3%만큼을 보전해주는 내용이었다.
더블스타는 사용 요율 0.2%에 사용 기간은 5+15년, 박 회장은 사용 요율 0.5%에 사용 기간은 20년으로 상표권 사용조건을 두고 양측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자 채권단이 최종으로 제시한 절충안이었다.
대신 채권단과 더블스타간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상 사용 요율 0.2%, 사용 기간 5+15년이라는 선결 요건은 변함이 없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 선의로 금호산업(박삼구 회장)에 차액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박 회장 측이 재차 요구한 것은 '12년 6개월간 0.5%를 준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반영하라는 것으로, 결국 선결 요건을 바꾸라는 뜻이다.
이를두고 채권단은 박 회장의 요구가 사실상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매각을 성사시키려면 박 회장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계약서에 0.5%를 명시하는 내용을 두고 더블스타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단, 채권단이 여전히 차액을 보전해줘 더블스타는 기존 선결 요건만큼의 부담만 지면 되는 조건이다.
또한 채권단은 차액 보전 기간을 박 회장의 수정 제안대로 12년 6개월로 할지 최초 요구대로 20년으로 할지 논의 중이다.
20년 보전은 박 회장의 원안을 그대로 받아들여 박 회장측이 더는 수정안을 낼 소지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안이다.
하지만 '채권단 지원'이라는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양측의 공방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문제에 대해 "순리대로 풀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두고 업계 일부에서는 '차액 보존' 등 채권단 안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