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6)가 개인통산 90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다니엘 리오스가 가지고 있던 외국인 투수 통산최다승(90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리오스는 2007년 두산 베어스에서 22승(5패)을 기록한뒤 일본으로 떠났다. 리오스는 6시즌, 니퍼트는 7시즌째 90승을 채웠다.
니퍼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8안타(3홈런) 2볼넷 7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팀은 9대6으로 승리했다.
경기후 니퍼트는 "90승은 전혀 몰랐다. 두산이라는 팀과 동료, 코칭스태프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며 이같은 결과물 얻을 수 있었다. 오늘 투구내용은 좋지 않았고, 힘들었다. 동료들 도움으로 승리투가 될수 있었다. 중지는 살이 조금 뜯어졌지만 이때문에 못던진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타격감 살아나고 있다. 니퍼트의 외국인 투수 최다승 타이기록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기록에서 엿볼 수있듯 악전고투였다. 직구 제구는 안됐고, 변화구 각도 다소 밋밋했다. 니퍼트는 이날 올시즌 한경기 최다 홈런을 맞았다. 니퍼트는 전날까지 17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만 3홈런을 맞았다. 자신의 KBO리그 통산 세번째 한경기 3홈런.
니퍼트는 4회부터 오른손 중지 통증을 호소했다. 물집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라 쓰라렸다. 하지만 6회까지 악착같이 이닝을 이어갔고, 5-6으로 뒤졌던 두산은 6회말 3득점하며 니퍼트의 패전 위기를 날림과 동시에 승리요건까지 부여했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올시즌 10승6패를 기록했다. 한화를 상대로는 5연승 행진이다. 2014년 9월 11일 잠실 경기 이후 패전이 없다.
니퍼트는 명실상부한 KBO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투수로 통한다. 두산이라는 팀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하고, 매시즌 흔들림없이 활약을 이어갔다. 여러 선행도 팬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2011년 두산에 입단해 그해 15승6패를 기록하며 우완 에이스 입지를 다졌다. 2015년에는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는 22승3패로 다승왕에 MVP까지 차지했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210만달러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연봉 기록도 경신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