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야구 안하고 쉬려 한다."
2년 동안 LG 트윈스를 위해 고생한 루이스 히메네스가 출국한다. 히메네스도 사람이기에 기분 좋게 떠날 수는 없었다.
LG는 지난 18일 외국인 타자 교체를 최종 결정했다. 새 외국인 선수 제임스 로니 영입을 확정지으며, 히메네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그렇게 히메네스의 2년 한국 생활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히메네스는 지난 2015 시즌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2015 시즌 처음부터 히메네스와 함께하고 싶었던 LG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직접 찾은 양상문 감독이 히메네스를 본 순간 사랑에 빠졌다. 당시 양 감독은 "잘 치고, 수비도 잘하는 완벽한 3루수가 있다"고 했었다. LG도 영입을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 소속팀에서 히메네스를 내줄 수 없다고 해 데려올 수 없었다. 그렇게 데려온 선수가 잭 한나한. 하지만 한나한이 뛸 수 없게 된 시즌 중반 상황이 변했고, LG의 구애에 히메네스는 한국행을 택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체구지만 장타력에 안정된 수비, 그리고 쇼맨십까지 갖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팀도 지난해 히메네스와 함께 기적과 같은 가을야구를 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바깥쪽 승부와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그리고 올시즌 그 약점이 계속해서 상대에 노출됐다. 부진이 이어졌다. 외국인 타자임에도 2군에 갔다. 어떻게든 상처난 자존심을 회복하려 했다. 그러다 탈이 난 게 6월 초. 대수비로 들어갔다 들어선 타석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 전력 질주를 했는데, 1루 베이스를 밟다 왼 발목을 다쳤다. 회복은 더뎌졌고, 당장 성적이 급한 LG는 어쩔 수 없이 새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을 마쳤다. 마땅한 선수가 없어 히메네스와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던 LG였기에, 히메네스도 최선을 다해 재활에 매달렸지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는 히메네스를 끝까지 기다려줄 수 없었다.
히메네스는 21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아쉽게 중도 교체가 됐기에 성격 좋은 히메네스도 '쿨'하게 이별할 수는 없었다. 크게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고 한다. 히메네스는 일단 올해 말까지는 야구를 아예 놓고 푹 쉬겠다는 뜻을 전했다. 완벽하지 않은 발목 치료도 하고, 아직 젊기에 앞으로의 새로운 야구 인생에 대한 구상도 해야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